마음숲밭

빨래 냄세

이춘아 2024. 8. 11. 11:14

2024. 8.11. 입추 지나고 칠석 다음 날. 모처럼 맑은 하늘. 여전히 더운.

세탁기용 비누가 떨어진지 며칠되었고 빨랫감은 늘어가고 있던 차에, 문득 고형세탁비누를 채쳐서 세탁기에 넣는 방법을 떠올렸다. 간단한 빨래나 삶는 빨래할 때 사용할 고형세탁비누는 몇개 있었다.

고형비누를 채쳐서 사용할 생각을 하게된 계기는 10년 전으로 돌아간다. 2013년 마을 협동조합 관련한 보고서를 위한 출장에 동행하게 되었다. 해외출장지는 프랑스 마르세이유. 방문한 곳 중 한곳이 비누공장이었고, 그곳 비누가 유명하다하여 몇개 샀고, 덤으로 비누부스러기를 주었는데, 그 부스러기가 아주 유용했다. 빨래비누로 치댈것없이 비누부스러기를 소량 넣어 삶을 때 아주 유용했다. 몇년을 썼던것 같다.

세탁기용 비누 사러 가기를 미루는 적당한 게으름이 잊고 있었던 기억을 소환시킨 것이다. 세탁기용 비누는 인공향 냄세가 난다. 고형세탁비누를 채쳐서 한 빨래가 바람타고 들어오는 비누 냄세를 풍긴다. 어릴 때 마당에 널어둔 호청 사이를 지나갈 때 났던 냄세이다. 추억의 냄세이다.

감자칼로 고형세탁비누를 채쳤다.
예전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마르세이유 비누공장에서 산 비누가 이런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