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느린 세상의 요리공방

이춘아 2019. 10. 13. 16:36

 

 

 

 

 

 

 

 

 

 

경북 상주 화동면 신의터에 (주)느린 세상 요리공방이 2019.10.11 개관식을 가졌다. 요리공방의 방장인 김갑남님을 알게 된지 10여년이 된다. 그 사이 신의터에 몇번가서 김갑남님이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우리집에도 한 번 오셔서 여러가지 음식을 해주셨는데 그 중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무우전은 순전함 그 자체였다. 음식에 대한 실험정신은 예술가이어서 만든 음식을 우리 모두 예술이라 하곤 했다. 식품의 성질을 파악하고 이렇게 저렇게 음식을 만들어가면서 직접 만든 자랑스러운 고추장 된장 간장 포도주를 맛보여주었다. 그 집에서는 뭐든 신기한 맛을 내주어 홀리게 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많은 탐방객들이 개인적으로 단체로 신의터농원(마을주소지가 신의터 임)을 찾아가면 음식을 대접했다. 음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데, 그는 신의터농원에 사람들이 와서 행복하게 쉬었다 가는 힐링센터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 말은 내가 만난 처음부터 들었던 것이니 십여년 넘게 꾸어왔던 꿈을 이룬 것이다.

 

그가 만든 음식의 레시피는 네이버 블로그 ‘신의터 농원’에 가면 채곡 채곡 쌓여있다. 음식뿐 아니라 글도 맛갈스러워 글을 읽으면 만들어 먹어보고 싶어지니 나도 몇가지 따라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만든 것의 맛을 알았기에 내가 만든 것과 맛이 달라 슬그머니 그만두게 된다.

 

개관식이 끝나고 숙소에서 (요리공방, 이라 말하긴 했지만 요리공방의 건물의 일층 절반과 이층은 숙소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일박 하였다. 잔치 뒤끝 음식으로 공방의 멋진 식탁에서 저녁을 차려 먹고난후 포도주 한 잔 하면서 그동안 요리공방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을 들었다. 신의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된장 고추장 간장 포도주 등을 판매하였고, 생강으로 만든 식초와 효소를 상품화하느라 애쓰더니 이를 만들수 있는 공장을 만들었다 하여 작년초인 2018년 1월에 구경하러갔었는데, 2년도 안되어 요리공방을 또다시 개관한 것이다.

 

그 꿈이 어느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시책의 일환이었던 슬로푸드관련 사업을 경상북도가 따오면서 제안이 와서 급속도로 진전이 되었던 것. 개관식 참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나처럼 오랫동안 이런저런 일로 음식을 얻어먹었던 사람들, 그로 부터 음식을 배우게 된 사람들(그들이 잔치진행요원), 마을분들 이외 상주 지자체의 공무원들도 대거 참여하여 이 요리공방이 민관합작품이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김갑남이라는 한 여성의 꿈이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사람들(관공서 포함하여)의 합작품이어서 그 요리공방은 더욱 빛이 났다. 집 하나 짓고 나면 또는 관공서 지원을 받고 나면 다시는 안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 요리공방 부부는 오히려 그동안의 고생 티 하나없이 행복한 얼굴이었다. 재정적으로도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매번 도움의 손길이 와서 무사히 진행될 수 있었다고 한다.

 

김갑남님은 그동안도 해왔던 일이지만 이 요리공방은 철저하게 지역농산물을 연계하여 구입하고 제철 음식으로 요리하고자 한다. 삶에 이로운 식재료를 구입하고 같이 먹으면서 행복하고 바느질도 하면서 느린 세상을 꿈꾸어왔는 그 꿈을 요리공방에 담아내는 것이 또 다른 꿈이라면 꿈일 수 있겠다.

 

누군들 꿈이 없을까만은 그 꿈을 함께 이루어가고자 기꺼이 힘을 보태고자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김갑남 부부는 행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질과 마음을 지원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김갑남 부부의 진정성을 느끼고 있었기에 함께 할 수 있었다. 요리공방이라는 공간에 찾아든 사람들에게 그 행복이 전해지고 전해져서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면 더 바랄나위 없지 않을까. 요리공방의 건축은 이형호 자연주의 건축가가 맡아 진행하였다고 한다. 또한 관광두레의 컨설턴트의 도움도 많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