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책 이야기

아직은 선택할 수 있다

이춘아 2021. 6. 4. 23:18

조애나 메이시 & 몰리 영 브라운, [생명으로 돌아가기], 모과나무, 2020.


우리는 생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세계를 둘러싼 기후변화와 핵오염, 수압파쇄법, 산봉우리 채굴 광산, 오일샌드 추출, 해저 굴착, 식량 공급의 유전 공학 문제에 직명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생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생명유지시스템을 파괴하지 않고도 우리는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다.” 이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에게는 과학 지식과 기술 수단이 있습니다. 변형 없이 참된 먹거리를 넉넉히 생산할 전문가와 자원이 있습니다. 깨끗한 공기와 물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압니다.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열과 풍력, 조력, 해조류와 균류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산아제한법으로 인구증가 속도를 늦추고 결국에는 인구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술과 사회체제가 있기에 무기를 해체하고, 전쟁을 막고, 민주적인 자기통치 아래 누구나 발언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도덕적 상상력을 발휘해 생활양식과 소비량이 지구의 생명체계와 조화를 이루도록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집단적 의지뿐입니다. 

생명을 선택한다는 것은 생명이 지속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지구정책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이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사회란 미래세대가 위태롭지 않을 선에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는 사회다.” 산업성장사회와 달리 생명지속사회에서는 지역은 물론 지구의 생명유지시스템이 스스로 복원 가능한 범위, 즉 환경수용력을 넘지 않도록 자원과 폐기물을 관리합니다. 

지금 이 시기에 지구에서 생명을 선택하는 것은 굉장한 모험입니다. 사람들이 이 모험의 실체를 안다면 세계 곳곳에서 어떤 군사행동보다도 용기가 솟고 단결심에 불이 붙을 것입니다. 고등학생들이 연어가 산란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하천을 복원하는 일부터, 도심 지역 주민들이 빈터에 공동 정원을 조성하는 일까지, 캐나다 선주민들이 선조의 토지에서 석유 생산과 송유관 건설을 막는 일부터, 마을 여성들이 지역 공동체에 태양열과 정수 기술을 들여오는 일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조직을 이루어 배우며 행동합니다. 

오늘날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이렇게 다방면으로 생명을 대표하는 활동을 다루지 않지만, 우리 자손에게 이런 일은 우리의 어떤 활동보다도 중대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후대가 살 만한 세상이 올 경우, 그것은 우리가 산업성장사회에서 생명지속사회로 힘겹게 전환한 결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이는 광경은 아직 흐릿하지만, 미래세대가 이 역사적인 순간을 되돌아보면 우리의 행동이 얼마나 혁명적이었는지 보다 명확히 알 것입니다. 이들은 아마 이 시기를 ‘대전환’이라 부를 것입니다. 

후대는 이 시기를 변혁의 시대라고 볼 것입니다. 농업혁명까지 수세기가 걸리고 산업혁명까지 수 세대를 거쳤지만, 이 생태혁명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나야 합니다. 또한 생태혁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뿐 아니라 인간의 습관, 가치관, 인간이 이해하는 바를 항상 고려해야 합니다. 

‘대전환’

미래세대의 관점을 빌려, 시간을 더 확장해 생각해봅시다. 수많은 개인과 그룹이 선택한 대전환이 오늘날 어떻게 추진력을 얻는지 살펴봅시다. 대전환은 세 차원에서 동시에 일어나며, 세 가지가 상호보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 지구와 생명체에 가하는 피해를 늦추는 행동
2. 일상의 토대 분석 및 변혁
3. 세계관과 가치관의 근본적인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