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책 이야기
그렇게 해서 이 책이 구상되었다
이춘아
2022. 6. 4. 23:39
그렇게 해서 이 책이 구상되었다.
나는 스물네 편의 짧은 에세이와 내 작품을 포함한 여러 시에서 나이듦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가다듬고자 했다. 이 책은 나이듦에 대한 ‘가이드’나 ‘안내서’가 아니다. 그 대신 내 경험을 비추는 프리즘을 바꿔가면서 각자의 경험에 그런 작업을 해보도록 독자들을 북돋우려 한다. 우리는 쇠퇴와 무기력이 아닌 발견과 참여의 통로로 나이듦의 프레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는 (운이 좋다면) 언제나 나이를 먹고 있는 만큼, 나는 이 책이 내 또래의 노인들뿐만 아니라 아직 늙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울림을 주길 바란다. 우리가 ‘나이에 비해 성숙한 영혼’이라고 불러도 좋을 젊은이들이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스물네 살 먹은 손녀이자, 내 가장 친한 친구 가운데 한 명인 헤더 파머를 떠올린다. 그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가 함께해 온 여정은 수많은 것을 향해 나의 눈, 생각과 마음을 열어주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프리즘을 일곱 번 바꿀 텐데, 그 하나하나마다 다른 빛으로 나이듦에 대한 내 경험을 굴절시킬 것이다.
1장 ‘가장자리의 시선: 여기서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배우는 것들을 탐구한다. 특히 경험에 열린 눈을 가지고 그에 대해서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의 중요성을 다룬다.
2장 '젊은이와 노인: 세대의 춤'은 젊은이들에게 창조적으로 관여하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젊은이와 노인이 배터리의 양극처럼 연결될 때, 거기서 방출되는 힘은 양쪽 모두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세상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준다.
3장 ‘리얼해진다는 것: 환상에서 실제로’는 영적인 삶에 대해 성찰한다. 나는 영적인 삶이란 환상을 뚫고 실재에 가닿으려는 끝없는 노력이라고 이해한다. 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중대한 과제이고, 잘 나이 들어가는 데 긴요한 덕목이다.
4장 ‘일과 소명: 삶에 대해 쓴다는 것’은 우리에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관한 것이다. “당신이 돈을 받고 하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은 당신에게 생명을 준다”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내게 들려온 목소리는 “글을 쓰라!”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생계를 위해서 유지하는 직업과 의미를 추구하는 소명 사이의 차이를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노인이 직업을 떠나거나 잃는다. 그럴지라도 소명을 따르고, 계속해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은 인생의 종말에 이를 때까지 가능한다.
5장 ‘바깥으로 손을 뻗기: 세상에 관여하며 살아가기’는 우리가 공유하는 세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마음속으로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로써 하는 정도이든 필요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노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6장 ‘안쪽으로 손을 뻗기: 자기 영혼에 관여하면서 살아가기’는 침묵과 고독 속에서 이뤄지는 내면 작업의 중심성에 관한 것이다. 당신 자신을 알고 존재의 바탕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노년의 중대한 과업이다. 침묵과 고독에 편안해지면 삶에서 죽음으로의 이행이 수월해진다. 우리는 침묵에서 왔고, 죽음이란 그 침묵으로 되돌아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7장 ‘가장자리를 넘어: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는 ‘죽음 이후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라는 오래된 질문에 답한다. 원래 이 책에 관한 내 마케팅 계획은 단순했다. “답을 원하는가? 책을 사라.” 그러나 광고의 어떤 진실을 담고 있는 이 아이디어는 편집자에게 퇴짜를 맞았다. 나는 간단하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7장을 읽고 나면 천국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될 거라고 나는 비록 그 위도와 경도에서 약간 벗어나 있긴 하지만 말이다.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여기에 오기까지 일생이 걸렸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풍경과 얼굴에 스치는 산들바람은 그 여행을 가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