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하투샤(Hattusa) 유적

이춘아 2026. 5. 28. 23:13

튀르키예 중북부 초룸(Çorum)주의 보아즈칼레(Boğazkale) 인근에 위치한 **하투샤(Hattusa)**는 기원전 2000년경 오리엔트 세계를 호령했던 **히타이트 제국의 수도**입니다. 이집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류 최초의 철기 문명과 국제 평화 조약(카데시 조약)을 성립시켰던 히타이트의 심장부로,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거대한 바위산이라는 천연의 요새 위에 세워진 하투샤 유적의 핵심적인 성격과 주요 볼거리를 정리해 드립니다.

🏛️ 하투샤 유적의 핵심 볼거리
유적의 규모가 약 180~280ha에 이를 정도로 광대하고 고도가 높아, 보통 내부를 차량이나 도보로 크게 한 바퀴 돌며 관람하게 됩니다.

1. 하부 도시 (Lower City) & 대사원 (Great Temple)
* **대사원 터:** 하투샤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종교적 중심지입니다. 폭풍의 신 '테슈브'와 태양의 여신 '헤파트'에게 바쳐진 거대한 신전의 기초와 방들이 남아 있습니다.


* **초록색 네모 돌(Green Stone):** 대사원 내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물로, 네모 반듯하게 다듬어진 거대한 초록색 편암입니다. 이집트의 람세스 2세가 선물했다는 설이 있으나 미스터리로 남아 있으며,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2. 상부 도시 (Upper City)의 세 가지 성문
지대가 높은 남쪽 성벽을 따라 히타이트의 정교한 석조 기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문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 **사자문 (Lion's Gate):** 아치형 문 양쪽에 위풍당당하게 조각된 사자 두 마리가 수도를 수호하듯 서 있습니다. 미케네의 사자문과 비교되기도 하는 히타이트의 대표적인 조각입니다.


* **예르카프 (Yerkapı) & 스핑크스 문:** 하투샤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방어벽입니다. 이곳에는 스핑크스 조각이 새겨진 문과 함께, 성 안팎을 연결하는 **길이 약 70m의 거대한 지하 통로(포터른)**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직접 걸어 통과할 수 있습니다.


* **왕의 문 (King's Gate):** 문설주에 도끼를 든 전사(또는 신)의 부조가 새겨져 있습니다. (진품은 앙카라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현장에는 복제품이 있습니다.)


3. 야즐르카야 (Yazılıkaya) 바위 신전
하투샤 유적지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천연 암굴 신전입니다. 미로 같은 거대한 바위 절벽 틈새로 들어가면 지붕이 없는 야외 공간이 나타나는데, 바위 벽면에 **고깔모자를 쓰고 칼을 찬 12신들의 행렬 부조**와 상형문자가 장엄하게 새겨져 있어 히타이트 종교관의 정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방문자를 위한 실용적인 팁
*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에페소스나 카파도키아 등 튀르키예의 다른 유명 유적지에 비해 관광객의 발길이 적어, 수천 년 전 멸망한 제국의 황량하면서도 웅장한 기운을 호젓하게 독점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 **교통 및 이동:** 수도 앙카라에서 동쪽으로 약 200km(차로 약 2시간 30분~3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대중교통편이 다소 제한적이라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앙카라/카파도키아에서 출발하는 일일 투어를 활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 **준비물:** 그늘이 거의 없는 넓은 황야 지대이므로 햇볕을 가릴 모자와 선글라스, 그리고 걷기 편한 신발과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주변의 **보아즈칼레 박물관**을 함께 둘러보시면 출토된 설형문자 점토판과 스핑크스 진품 등을 감상하며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