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잉스, [위잉스 회고록](이원석 옮김), 마르코폴로, 2023.(185~189쪽)쳰(첸무 錢穆 1895~1990) 선생님은 내 지도교수였으나 내게 어떤 연구 제목도 주지 않았다. 나는 스스로 제목과 논지를 정한 다음에 그 분과 논의해야 했다. 이것 역시 “깊이 나아가고 스스로 체득한다.”라는 맹자 원칙의 실천이었다. 당시 나는 마르크스주의 사학의 도전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연구방향은 중국 사회경제사로 기울었다. 20세기 전반 중국과 일본의 사학계는 위진남북조 시기를 아주 활발하게 연구하여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래서 나는 문벌 사회의 기원과 발전, 그리고 유가와 도가의 상호 투쟁과 문벌의 관계를 추적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는 ‘토대’와 ‘상부구조’ 사이의 관계를 경험적으로 검토해 보는 작업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