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아야 소피아 대성당 기둥과 기둥 머리 양식

이춘아 2026. 5. 10. 22:22

2026.5.4 방문

성소피아 대성당(Hagia Sophia)은 고대 로마의 건축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비잔틴 특유의 독창적인 양식을 정립한 건축물입니다.

아야 소피아에는 **총 104개**의 기둥이 있습니다.
* **1층(Lower Floor):** 40개의 기둥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 **2층 갤러리(Upper Gallery):** 64개의 기둥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기둥들은 단순히 건물을 지탱하는 구조적 역할뿐만 아니라,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이나 이집트의 헬리오폴리스 등 지중해 전역의 고대 유적지에서 가져온 '스폴리아(Spolia, 재활용 석재)'들로 구성되어 있어 각기 다른 역사와 색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내부 수리를 위한 철골 구조틀 사이로 1층의 2층 기둥들이 보인다. 1층 40개, 2층 64개 기둥. 2층 기둥은 작아보이지만 촘촘히 배치하여 지붕 무게 분산




## 2. 주두 양식: 코린트 양식과 비잔틴 양식
아야 소피아의 주두는 고전적인 **코린트 양식**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비잔틴 제국만의 독특한 미감이 반영된 **비잔틴 주두(Byzantine Capital)** 양식으로 발전했습니다.

변형된 코린트 양식 (Composite/Byzantine Corinthian) 고대 그리스·로마의 코린트 양식은 아칸서스 잎사귀를 정교하고 입체적으로 조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아야 소피아에서는 이를 비잔틴 식으로 재해석했습니다. * 잎사귀의 모양이 더욱 도식화되고 평면적으로 변했습니다.

바구니형 주두 (Basket Capital) 아야 소피아에서 가장 돋보이는 양식 중 하나입니다. 주두 전체가 마치 정교하게 짠 **바구니**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천공 기법(Drill work):** 깊고 정교한 구멍을 뚫어 조각함으로써, 멀리서 보면 마치 돌이 아니라 하얀 레이스를 두른 듯한 가볍고 환상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는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극대화하려는 비잔틴 건축의 특징입니다.

임포스트 주두 (Impost Capital) 기둥의 주두 위에 아치 하중을 견디기 위한 사다리꼴 모양의 **임포스트 블록(Impost block)**을 얹은 형태입니다. 덧칠하기 전 원래 문양

기둥의 주두 위에 사다리꼴 모양의 **임포스트 블록(Impost block)**을 얹고 옆으로 연결 기둥을 이어 하중 무게 분산. 현재 사다리꼴 블록은 이슬람 시대로 넘어오면서 덧칠한 부분

연결 기둥 표면에도 기하학적 문양이나 십자가 등을 섬세하게 새겨 넣었다.

오른쪽 밝은 노란색은 새로 덧칠한 부분. 중앙부분 천장은 원래 문양으로 십자가도 보이고 사람 모습도 있다. 중앙 아래 벽 대리석도 색조가 무늬가 잘 대비될수 있도록 잘라서 연결했다.

원형 부분을 확대해서 보면 십자가와 머리 위에 둥근 테를 두른 성인의 모습이 있다.



유스티니아누스 1세와 테오도라 황후의 문장(Monogram)은 아야 소피아 대성당의 기둥 주두(Capital)에서 발견되는 가장 상징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는 단순히 장식적인 역할을 넘어, 이 건물이 황제 부부의 권위와 신앙에 의해 건립되었음을 선포하는 **'제국의 서명'**과 같습니다.

당시 비잔틴 제국의 문장은 알파벳을 개별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글자를 하나로 결합하여 도안화한 형태를 띠었습니다. • 결합 방식: 황제의 이름인 IUSTINIANUS와 황후의 이름인 THEODORA를 구성하는 그리스어 알파벳들이 중심 축을 기준으로 대칭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 문구의 의미: 이름뿐만 아니라 **'바실레우스(Basileus, 황제)'**라는 칭호

**'영원하소서'**와 같은 기원문이 함께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바구니형 주두(Basket Capital) 정중앙에 메달 모양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섬세한 레이스 같은 천공 조각(Drill work) 사이에서 이 문장들은 마치 인장처럼 도드라져 보입니다.




비잔틴 건축의 정수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인 **아야 소피아(Hagia Sophia)**는 약 1,500년의 세월 동안 제국의 영광과 종교적 갈등, 그리고 화합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의 이름처럼, 이 건물은 시대를 앞서간 공학적 성취와 상징성을 보여줍니다.

1. 제1차, 제2차 성당: 소실과 재건
현재 우리가 보는 모습 이전에 두 번의 성당이 더 있었습니다.
* **제1차 성당 (360년):** 콘스탄티누스 2세 때 완공되었으나 폭동으로 소실되었습니다.
* **제2차 성당 (415년):** 테오도시우스 2세가 재건했으나, 532년 유스티니아누스 1세에 반대하는 **'니카의 반란'** 때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현재 성당 마당에 남아 있는 양 머리 조각들이 당시의 흔적입니다.

2. 제3차 성당: 유스티니아누스의 야심 (532~537)
니카의 반란 직후, 유스티니아누스 1세는 로마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성당을 짓기로 결심합니다.
* **초고속 완공:** 물리학자 이시도로스와 수학자 안테미우스가 설계를 맡아, 단 **5년 10개월** 만에 완공했습니다.
* **거대 돔의 탄생:** 지름 약 31m의 거대한 돔을 공중에 띄운 듯한 설계는 당시 기술로는 기적에 가까웠습니다. 완공식 날 황제는 **"솔로몬이여, 내가 그대를 이겼노라!"**라고 외쳤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3. 비잔틴 제국의 심장 (537~1453)
약 900년 동안 아야 소피아는 동방 정교회의 중심지이자 비잔틴 황제의 대관식이 거행되는 장소였습니다.
* **성상 파괴 운동:** 8~9세기 동안 내부의 많은 모자이크가 파괴되기도 했습니다.
* **라틴 제국의 점령:** 1204년 제4차 십자군 전쟁 당시 서구 기사단에 의해 약탈당하고 잠시 가톨릭 성당으로 사용되는 비극을 겪기도 했습니다.

4. 오스만 제국과 이슬람 사원 (1453~1934)
1453년,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아야 소피아는 **'아야소피아 자미(Mosque)'**로 변모합니다.
* **이슬람적 변용:** 4개의 미나레트(첨탑)가 세워졌고, 내부의 기독교 모자이크는 이슬람 교리에 따라 회칠로 덮였습니다.
* **보존의 역설:** 아이러니하게도 이 회칠 덕분에 1,000년 전의 정교한 모자이크들이 현대까지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5. 박물관에서 다시 사원으로 (1934~현재)
* **현대 터키 공화국 (1934):** 아타튀르크 대통령은 세속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이곳을 인류 공동의 유산인 **박물관**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때 가려졌던 모자이크들이 세상에 다시 드러났습니다.

* **최근의 변화 (2020):** 터키 정부의 결정으로 다시 **이슬람 사원(모스크)**으로 환원되었습니다. 현재는 종교 시설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 여행객이 방문하는 역사적 명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역사적 가치 요약

| **비잔틴기** | 동방 정교회 성당 | 거대 돔 건축, 황금 모자이크의 절정
| **오스만기** | 이슬람 사원 (자미) | 미나레트 설치, 미흐라브(예배 방향 지표) 추가
| **공화국기** | 박물관 (Museum) | 종교적 중립, 동서양 문명의 공존 상징
| **현재** | 이슬람 사원 | 2020년 이후 다시 사원으로 지정

아야 소피아는 단순한 종교 건물을 넘어, **기독교와 이슬람, 동양과 서양**이 한 공간에서 층층이 쌓여온 인류 문명사의 압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