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16

모두가 그리는 공동의 초상화

톰 오버턴 엮음, [풍경들 - 존 버거의 예술론](신해경 옮김), 열화당, 2019.(96~99쪽)매일 아침 일이 끝나면 그는 나와 같이 커피를 마시며 마을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는 온갖 재앙이 있었던 날의 날짜와 요일을 기억했다. 그는 모든 결혼식의 열린 달을 기억했고, 결혼식마다 할 얘기가 있었다. 그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누구든 사돈의 팔촌까지 가족 관계를 줄줄이 읊을 수 있었다. 가끔 나는 그의 눈에서 어떤 표정을, 어떤 공모의 눈빛을 보았다. 무엇에 대한 공모였을까. 우리 둘의 분명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공유하는 어떤 것을 공모하는 눈빛이었다. 절대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 우리를 묶어 주는 어떤 것 말이다. 내가 그를 위해서 해 주는 사소한 농장일은 절대 아니었다. 오랫동안 나는 그게 무얼까..

우리의 문제는

유발 하라리, [넥서스](김명주 옮김), 김영사, 2024인간이 힘을 남용하는 원인은 개인 심리에 있지 않다. 인간은 탐욕스럽고 교만하고 잔인하지만, 동시에 사 랑, 연민, 겸손, 기쁨도 느낄 수 있다. 물론 최악의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탐욕과 잔혹함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서 악의를 품은 행위자들은 권력을 남용할 마음을 쉽게 먹는다. 그렇다면 왜 인간 사회는 최악의 구성원에게 권력을 맡기는 선택을 할까? 예를 들어 1933년에 독일인 대부분은 사이코 패스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히틀러에게 투표했을 까?통제할 수 없는 힘을 불러내는 인간의 경향은 개인 심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대규모로 협력하는 우리 종의 독특한 특징에서 비롯한다. 이 책의 핵심 논지는, 인간은 대규모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

그리곤 서로 껴안았다

존 버거,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김우룡 옮김), 열화당, 2019(2005 초판).(46~48쪽)오두막을 지은 뒤로 토니오는 이 엘 레켄코 계곡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 깨져 나간 바위, 너도밤나무, 드문드문 보이는 잔디들, 말라서 바닥을 드러낸 여울들을 화폭에 담았다. 그가 그린 검은 화폭엔 이 지역의 굴곡진 땅의 모든 것이 마치 고대의 커다란 거북등을 연상시키듯 표현되어 있었다. 하늘 높은 곳에서는 독수리가 맴돌았다. 그림을 그릴 때면 그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리곤 했다 그 소리는 마치 땅에 있는 먹잇감들을 격려하면서 그 마지막 신음소리를 흉내내는 것처럼 들렸다.엘 레켄코에서 소를 치려면 반드시 소몰이꾼이 필요했다. 작은 키에 땅딸막한 체격의 안토닌은 낡은 트럭 타이어를 잘라 만든 샌들을 신고 있..

2025 사회연대경제인 정책한마당

2025.5.15목 14시, 대전한밭체육관한국사회연대경제 소개한국사회연대경제(약칭 한사연경, 전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을 위해 구성되어 활동한 와 2011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을 위해 구성된 가 통합된 조직으로 2012년 11월 21일 출범하였음.한국사회연대경제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 생협과 신협, 연구와 지원 조직, NGO 등 사회연대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개인을 포함하여 사람 중심의 따뜻한 경제 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주체들과 연대하고 협력하는 대표적인 네트워크 조직임조직현황:31개 연합체/ 25개 단체 /약 3천 2백여개의 기업/조합/단체 참여 . . . . . . ㅡ 사회연대경제 활성화ㅡ 차기 정부 국정 과제 포함 정책실효성을 ..

여행 이야기 2025.05.15

신동엽문학관

“그는 지나간 추억이 아니라 살아 격돌하는 현재이다.”이것이 신동엽문학관의 주제이다. 명품의 요소로 스토리, 테크놀로지, 디자인을 꼽는다면 신동엽문학관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최상의 상태로 갖추고 있다고 해도 된다.시인 신동엽은 1959년에 등단하여 만 10년 동안 활동하다 39세에 요절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과 4·19의 한복판을 관통한 시정신은 이후 세대들에게 산업사회의 너머를 꿈꿀 대안적 상상력의 모델로 커다란 영향력을 미쳐왔다. 뿐만 아니라 권위주의 사회에서 그가 저항시인으로서 자리하고자 했던 존재방식, 창작실제에서 거둔 미적 형식 또한 선구적인 모델로 평가받아 왔다. 신동엽문학관은 생가와 마을, 작품이 구상된 실제 장소들 속에 자리해 있다. 시인의 생애를 구성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의..

여행 이야기 2025.05.15

부여 부소산

부소산은 사시사철 걷기 좋은 길이다. 산책길이 좋아 부소산 아래 집을 구했으면 한 적도 있다. 입장료 내지 않고 진입할수 있는 길도 발견했다. 이제 입장료 내지않고 들어갈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산성길을 따라 걸어가면 낙화암에 도달. 백마강을 본다. 부소산성 ᆢ백마강 남쪽 부소산을 감싸고 쌓은 산성으로 사비시대의 도성(都城)이다.『삼국사기』「백제본기」에는 사비성·소부리성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성이 위치한 산의 이름을 따서 부소산성이라 부른다.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지금의 부여)로 수도를 옮기던 시기인 백제 성왕 16년(538)에 왕궁을 수호하기 위하여 이중(二重)의 성벽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성왕 22년(500)경에 이미 산 정상을 둘러쌓은 테뫼식 산성이 있던 것을 무왕 6년(605)경..

여행 이야기 2025.05.14

정림사지 오층 석탑

정림사지는 옛 백제 고도인 부여 시가지의 중심부에 위치한 백제시대 대표적인 절터이다.백제가 웅진에서 사비로 도읍을 옮기면서 왕궁, 관청, 주거지 등이 건설되었는데 이즈음인 6세기에 사찰도 함께 창건되었을 것이며, 금당터의 붉게 탄 소토면으로 보아 백제 멸망 당 시 화재로 인하여 이 절도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백제 당시의 절 이름은 알 수 없으나 기와에 기록된 내용을 보아 고려 현종 19년1028에 정림사라는 이름으로 중창 된 것으로 보인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에는 660년8월 15일 당나라의 소정방이 '대당평백제국비명' 이라 새긴 글자들이 남아있고, 조선후기 지리지인 [여지도서]에 관련 기록이 보인다.1942~1943년 강당지와 금당지 일대에 대한 시굴조사가 있었으나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1979~1984..

여행 이야기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