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을 쪼일 때, 나와 해는 직접 마주 대해서 대등한 자연물이 된다. 나와 해 사이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어서 해에서 폭발하는 빛과 볕이 바로 내 몸에 닿는다. 나와 해 사이에는 사이가 없다. 그때 내 몸의 모든 세포가 깨어나고 숨구멍이 열린다. 빛과 볕이 내 창자와 실핏줄의 먼 구석에까지 닿아서 읍습한 오지가 환해지고 공해에 찌든 간과 허파가 기지개를 켠다. (김훈, [허송세월] 중에서)


'마음숲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알리오올리오 스파게티의 변주 (1) | 2025.08.28 |
|---|---|
| 새깃 유홍초 (1) | 2025.08.27 |
| 내 취향 (3) | 2025.08.16 |
| 자발적 불편, 손빨래 란 단어 (4) | 2025.08.05 |
| 연이 닿아야한다 (0) | 2025.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