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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20 우수 지나 경칩을 기다리며
2025년 새해에는 [소년이 온다] 영문판을 읽자고 했다. 2024년 매주 한번씩 줌으로 [Little Tree]를 읽고 난 후였다. 문학책을 영어로 읽은 것은 거의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지역방언도 많았고 모르는 단어들이 하도 많아 앞으로는 좀 쉬운 책으로 읽고 싶었다.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탄 이후 이전에 읽다가 그만 둔 한강의 책들이 떠올랐다.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했던 부분을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뭘까 궁금했다. 매해 노벨상 수상자가 거명될 때마다 그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던 것처럼, 한강 책도 노벨수상작에 대한 오마쥬로 다시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소년이 온다] 영문판을 읽자는데 동감을 해주어, 2025년 1월 8일 부터 읽기 시작했다. 비교적 아는 내용이어서 영문판은 좀 쉬우리라 생각했건만 한페이지에 알지 못하는 단어들은 물론이고 느낌을 알 수 없는 문장들이 거의 전부였다.
함께 읽은지 두달이 가까와 온다. 영문을 읽게되면 모르는 단어도 찾고 천천히 읽게 된다. 한글로는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 궁금해하며 원서인 한글판을 찾아서 읽어본다. 문장이 다시 보인다. 작가가 사용했던 단어 표현을 새롭게 주목하게 된다.
이제까지 한글 소설은 대충 눈치로 읽었음을 알게 된다. 눈으로 훑으며 읽었던게 아니라 보았던게 아닐까. 이제는 단어단어 하나하나에 멈추어 작가가 이 단어를 선택해서 강조했던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한글을 다시 읽게 되었다고나 할까.
영문판과 한글판을 대조해서 보면 아 이 느낌, 눈물이 금방 나올것 같은 느낌은 영어판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나의 원서인 한글은 내 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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