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 이슬비, 오후부터 본격 비 예보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고 난 후 다른 영화를 찾아보다가 '환상의 빛'을 보았다. 감독의 첫 영화라고 한다. 한 영화를 두번 이상 보게되지 않는데 이 영화는 3번 보았다. 한참 후에야 이 영화가 미야모토 테루 라는 작가의 단편소설이 원작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읽었던게 기억났다.
미야모토 테루의 [생의 실루엣]이 책상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읽지않고 미루다보니 책상 위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있나 했다. 딱 한손에 잡기 좋은 소책자이다. 이 책은 테루의 책을 읽다가 소설아닌 자전적 수필이라 하여 구입한 것이다. 읽으면서 나는 이런 문체가 내 취향이야, 라 생각했다. 읽다보니 연필로 밑줄이 그어져있다. 읽은게 분명한데도 전혀 읽었던 것 같지 않다. 내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이런 글이 떠억하니 나온다.
2016년에 쓴 글이다. 당시 3권의 책을 읽고 후 소감의 글 중 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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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테루, [금수] (2016, 바다출판사), 감정을 자극하는 소설이 역시 내 취향이다. 이혼하고 10년이 지나 전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고 주고 받는 서간문 형태의 소설이다. 사람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인 미야모토 테루. 하루키도 못받은 아쿠타가와상, 시바 료타로 상을 받았다고 하며 한국어로 번역된 책도 여러 권이지만 나는 작가 이름을 처음 알았다. (뭐 내가 다 알 이유도 없지만)
이혼하고 10년 지나 그동안 묻어놓았던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각자의 길을 담담하게 가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일본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면서 동양적인 사유체계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부부들이 서로 담담하게 솔직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편지로 보낼 수 있다면 죽기 전에 이혼하기 전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해해서 뭐할까 싶기도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막혀있는 관계로 인해 자유롭지도 않고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하게 살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 . . .
내 참!?.
결국 도서관에서 미야모토 테루의 책 [환상의 빛], [금수], [파랑이 진다]를 다시 빌려왔다. 환상의 빛을 읽는데 히로카즈의 영상이 자꾸 떠오른다. 글의 맛과 영화의 맛은 다르다. 이 짧은 글로 이런 영화를 만들수 있었던 감독에 감탄하게 된다. 글에 영감을 얻어 영상을 만들게 되었지만 그 이후는 감독의 몫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라는 만화를 사서 보고 영화를 보았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대단한 감독이다. 그 이후 팬이 되었고 그의 영화는 거의 보았고, 감독의 책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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