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단팥인생 이야기

이춘아 2022. 12. 9. 19:32


앙: 단팥인생 이야기
2015년 영화, 감독 가와세 나오미 감독, 주연 키키 키린, 나가세 마사토시

가와세 나오미 라는 여자감독의 영화를 찾아보았으나 ‘앙’ 이외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더 이상 검색되지 않는다. 2022년 12월 8일, 어제 영화 ‘앙’을 다시 보았다. 오래 전 영화를 구매해서 태블릿으로 보았다. 그후 한번 더 본 것 같은데 큰 티비 화면으로 다시 보니 이전에 내가 뭘 보았고 뭘 이해하고 있었는지 쯔쯔 하면서 보았다.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영화를 보고 키키 키린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던 같고, 이후 키키 키린의 영화는 거의 찾아서 보았다. ‘앙’은 벚꽃 시즌에서 시작하여 다음 해 벚꽃이 활짝 피는 일년간의 이야기이다. 키키 키린의 숙소가 나환자주거지였다는 것도 새롭게 인지되었다.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팥소를 정성들여 만드는 과정이었는데, 이번에도 그 대목에 집중해서 보았다. 나도 만들어볼 수 있을까하면서.

그리고 오늘 12월9일, 냉동실을 뒤지다 검은콩이라고 쓰여있는 봉지를 보면서 불려서 밥에 넣어야겠다면서 내놓았다. 아무리 보아도 팥 모양이다. 검색해보니 검은팥이라는 것도 있는 걸보면 내가 검은 팥을 사고는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검은 콩이라고 쓴 것이다. 삶아놓았다가 밥에 넣어먹을 요량으로 냄비에 올렸다.

그런데 영화 ‘앙’에서 보았던 팥 삶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검은 팥이라도 단팥죽을 만들어보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삶은 물을 버려가며 떫은 맛을 빼내고 은근한 불로 삶았다. 설탕도 넣으며 영화대사에 나왔던 팥과 설탕이 만나 선을 보는데 잘 융화되도록 낮은 불로 끓였다. 설탕을 넣었는데 좀 많이 넣었는지 심히 달았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다시 보니 불린 찹쌀을 믹서에 갈아 넣는 장면도 있다. 불린 찹쌀은 없고 불린 현미찹쌀은 있어서 그걸로 조금 갈아서 넣었다. 걸죽해지며 죽처럼 되었다. 물을 점점 더 많이 붓다보니 끓어서 넘치게 생겼다. 다른 냄비에 옮겨 담고 조금 덜어서 다시 끓이니 단팥죽은 되어가는데 설탕단맛이 너무 강했다. 어디 보니 우유도 넣고 하는 단팥죽도 있어서 우유도 부었다. 단맛이 완화되었다. 맛은 있다. 먹으며 어떤 맛을 상당히 닮아 있는데 그게 뭔 맛이었지? 다 먹고 나서 떠올랐다. 눈꽃팥빙수 녹은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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