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대지예술가
2018.1.9
이춘아
밴드 동아리 가입 권유를 받고 들어가려다보니 다른 동아리 절차와는 달리 자신을 뭐라 소개해야할지 기입해야만 가입되는 절차가 있었다. 순간
당황하여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다시 들어가도 마찬가지. 한참 망설이다 생각해보았다. 나를 뭐라 소개할 것인가. ... 대지예술가, 라
기입했다. 문화쪽에서 일하고 있으니 관련있으면서도 사실적인 뭔가 명명할 수 있는 것으로 찾은 것인데 흐뭇했다. 약간은 가벼운 느낌의 누가
뭐라든 "나는야 대지예술가입니다". (대지예술 또는 대지미술이란 지구 표면 위나, 표면 자체 또는 표면 내부에 어떤 형상을 디자인하여 자연
경관 속에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위키피디아)
텃밭 10년 째. 귀농교육도 받았고 3년 하면 농사꾼이 될 수 있을듯 했다. 그런데 여전히 텃밭 가꾸기 수준이다. 그만그만한 규모이지만 흙을
만지고 있는 순간 나는 자유로움을 넘어 해방감을 느낀다. 땅을 개간하여 씨를 또는 모종을 심고 물주고 퇴비주고 기다리면 여러가지 색들이 대지를
뒤덮는데 대지예술 탄생이다. 이런 과정이 너무나 좋다. 더구나 먹을 수 있는 생명을 준다. 상추, 고추, 부추, 토마토, 가지, 감자,
고구마, 배추 등등. 그 배추로 김장까지 하고 나면 자신있게 겨울을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