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칼럼

문화 커뮤니티

이춘아 2020. 2. 12. 02:02

문화 커뮤니티

2008.2.1

 

지역의 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공동체의 닻(community anchor)이 되어야한다는 신문칼럼을 읽었다. 공동체의 ‘닻’이란 단어가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도시화로 인해 마을공동체 정신은 거의 사라지고 희미한 향수처럼 남아있으나 그 끈은 놓치지 않고 닻을 내려 보려는 여러 가지 문화적 접근으로 노력하게 되는데 그 중의 하나가 마을도서관 운동이다.

책을 매개로한 문화공간에서 아줌마들이 모여 아이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고 풀어내는 과정에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돌아보게 되고 이웃 어르신을 찾아가 동네가 어떻게 변모해갔는지 아이들과 함께 생생한 증언도 듣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네에 대한 애착심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부산의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금정구에 사는 몇몇 사람들이 ‘문화커뮤니티’를 표방하며 모이고 있으니 한번 다녀가라는 것이었다. 공동체의 닻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남아있던 터라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일을 벌이고 있나 궁금하여 선뜻 다녀왔다. 비교적 신흥도시에 해당하는 금정구에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하나둘 이사 오면서 자연스레 만나다보니 동네의 문화 환경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자 하면서 ‘문화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모임을 하게되었다한다.

서로 바쁜 처지라 모임시간도 밤9시로 하여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가 갔던 날은 사진프로그램을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주말에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동네의 모습을 찍어보자 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관심을 갖게 되면 애정이 뒤따르고 무엇을 해야 할지 보인다. 부산지역에서 나름대로 문화운동을 해왔던 사람들이지만 이제 그들은 다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한동안 유명한 곳 방문답사가 유행했다가 요즘은 우리지역 문화체험으로 옮겨오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범위이다. 문화커뮤니티는 ‘우리 동네 한바퀴’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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