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백수연

이춘아 2020. 3. 28. 09:23

 

2019년 8월 사진

 

친구엄마가 2019년에 백수연을 맞았습니다. 친구는 중학교 1학년 짝지였고, 친구집에 자주 놀러가서 친구엄마가 해주는 밥을 많이 먹었습니다. 친구엄마는 여든이 넘어 그림을 배웠고 잘 그리셨다고했습니다.

 

친구는 25년전 미국으로 이민가서 엄마는 여동생이 모시고 있었는데, 5년여 전 그러니까 엄마가 아흔다섯에 미국으로 가셨고, 백수연을 미국에서 가졌습니다. 엄마가 미국 가길 원하셨다고 합니다.

 

제 안부를 전했더니, 춘아에게 아들이 하나있지 하시며 여전히 기억하시더랍니다.

 

친구엄마는 1919년생 이시네요. 친구부모님은 개성분으로 부산으로 피난오셨지만, 개성상인의 기질로 크게 재산을 일구었습니다. 부자라 집은 컸지만 소박한 살림이었습니다. 자개농 하나 없이 철제 캐비넷을 여러개 안방 벽에 붙여놓고 그 위에 짐보따리 주욱. 피난의 경험으로 언제든지 피난가기 좋게 해야한다는 친구아버지의 주장. 친구아버지는 서울을자주 가셨지만 비행기는 한번도 탄 적 없고 기차로만 다니셨습니다. 비행기가 잘못해서 북한쪽으로 갈까봐. 당시 TV있는 집이 많지 않을 때, 친구집에서 캐비넷을 열고 TV를 보곤 했습니다.

 

집에 가사를 도와주는 분이 계셨지만 친구엄마는 늘 부엌에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아이들 식성에 맞게 도시락 반찬을 달리 싸주어 내 엄마와 비교하게 했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독상을 차려드렸습니다. 친구집 놀러가면 항상 갓지은 밥을 해주셨습니다. 친구엄마의 반란이시작된 것은 우리가 대학교 가고난 이후였는데, 친구집에가니 철제 캐비넷 자리에 자개농이 놓였습니다. 나도 자개농이 갖고 싶다고 외치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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