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쑥설기

이춘아 2021. 4. 9. 20:39



아침 흐린듯 했으니 이내 화창. 오늘의 과제는 쑥캐기. 화단의 쑥을 캐고 나니 빈 자리가 눈에 띄어 다른 꽃을 심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쑥이 점령하고 있었다.

집에서 하는 쑥 인절미를 시도하려 했으나 쑥을 캐다 보니 양이 점점 늘어났다. 방앗간 떡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니 많아보였던 쑥으로는 부족한듯 하여 더 캤다.

읍내 방앗간으로 갔다. 기름짜는 아주머니 대기 중. 참기름 짜는 분, 참깨와 들깨를 섞어 기름짜는 분도 있었다.

쑥넣은 백설기는 일반백설기 보다 공정과정이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쑥이 질겨서 곱게 가는 기계에 한번 더 들어갔다 나오니 아주 고운 분말이 되었다. 찜기에 있는 시간도 더 긴것 같았다.

쑥 삶을 때는 향이 강했는데 떡상태에서는 생각보다 향이 옅었다. 작년에는 쑥절편을 해서 맛있게 먹었다. 올해는 쑥향을 좀더 살리기위해 참기름 등을 바르지 않는 설기를 해보았다. 향이 진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맛있었다는 자체평가를 기대해본다.

2021.4.14 수

떡 본 김에 제사

코로나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가지 않으려 했다. 막상 쑥설기를 하고 보니 ‘떡 본 김에 제사’ 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엄마 기일에 참석하고 떡도 가져간다고 했다. 내가 쑥캐서 한 떡을상에 올리고 싶어진 것이다. 동생들과 나누어먹기도 하고.

오랫만에 부산가는 기차를 탔다. 일년도 넘었다. 동생들과 비대면 아닌 대면을 하게 된다.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어 막상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이 다를까.
대전을 벗어나자 마자 들에는 복숭아꽃 복사꽃의 분홍색이 눈에 띈다. 연초록고하 보색대비되어 잘 어울린다. 고향의 봄. 내 고향도 아니지만 한국인의 마음 속 고향의 봄은 이러한색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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