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었던 생강을 다시 파내어 화분으로 옮겨 심었다. 영미씨가 전화했다. 생강을 밭에 심으면 잘 안되니 부엽토와 퇴비 섞은 화분에 두 세개씩 심고 그 위에 멀칭풀을 덮어 두라고 했다. 화분으로 옮겼다. “생강을 심었다”고 했더니 선혜씨가 졸업작품으로 “이생강 대금연주 쟈켓”을 디자인해서 전시했었던 것이 생각났다고 한다. 어제는 ‘생강’의 날이었다.
오늘 아침 ‘이생강 대금’ 연주를 찾아보았다. 기천무 단배공을 할 때 명상음악 ‘싱잉볼’ 연주를 틀어 놓고 하면 좋았는데, 문득 대금 연주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대금산조를 들으며 했다. 괜찮았다. 정신이 산란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할 만했다. 한동안 대금연주를 들으며 해보아야겠다.
커튼을 재치니 냥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밥주러 나갔다가 나간김에 풀을 뽑는다. 내 눈은 뚜뚜뚜 초점을 맞추며 뽑아낼 풀을 가려낸다. 쑥을 캔다고 했는데 또다시 싱싱하게 올라오는 것들은 나중에 몰아서 해야겠다. 매일 이렇게 들여다보니 새로운 꽃풀들이 올라오고 있다. 작년에 다른 곳에서 뽑아왔던 작약들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죽은 줄 알았다했는데 올라오니 반가왔다. 작년에는 자리를 잡느라 힘이 없었나보다.
작년 이맘때 순천이 편에 보내온 정하네 삼잎국화가 여기저기서 올라오고 있어 잎을 잘라 고등어조림 밑에 깔아더니 그냥 먹는 것보다 맛있다. 데울 때 조금 더 따서 넣어야겠다. 한웅큼 넣었는데 졸이니 에게게였다. 벌레 물린 발목이 부풀고 열이 올라와 쑥을 찧어 붙였더니 화기가 줄어들었다. 계속 이런 방법을 써야겠다. 연고류는 도움이 안된다.
벚꽃이 떨어지고 있지만 지대와 햇빛량에 따라 늦게 피는 나무들이 있어 아직은 화사하다. 튤립 수선화 금낭화 벚꽃이 어우러지는 시기는 일주일 가량 될까. 연두빛이 점점 많아지고 볕은 따가와지고 있다. 장독은 뚜껑을 열어두어 햇빛 소독과 동시에 장이 되고 있다.
이 주 지나 장과 콩을 분리하여 간장과 된장으로 나누게 된다. 그 기간동안 햇볕 에너지를 충분히 받아 소금물과 콩이 교합할 수 있도록 나는 부지런히 뚜껑을 덮었다 닫았다 해주어야 한다. 유리뚜껑은 크게 도움이 되질 않았다. 유리뚜껑으로 안심하고 자리를 비웠더니 곰팡이가 생겼다. 걷어내고 햇볕 좋을 때 열고 해지면 닫고 했더니 좋아졌다. 이제 제법 간장색으로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