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사방이 산벚이다

이춘아 2021. 4. 8. 11:45








2021년 4월8일 목, 화창

전동차로 아래 밭에 내려가던 아저씨가 나의 밭을 한참 보고 계셨다. 아마 내가 옆에 있었더라면 한 말씀 하셨을 것 같다. 아래 밭이 쇠뜨기 밭이 되어 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풀기 운동한 후 옷을 입고 영미씨가 말한 바 대로, 낫을 들고 가서 베었다. 쇠뜨기가 몸에 좋다고 하니 효소를 만들던지 뭔가 하려했으나 가려내는 것도 일이라 잘라낸 쇠뜨기를 모아 큰 통을 꺼내어 그곳에 넣었다. 퇴비로 쓸 방안을 알아보아야겠다. 오늘의 과제 또 하나는 화단에 올라온 쑥을 캐내어 찹쌀과 섞어 쑥인절미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방앗간에 갈 정도가 되려면 쑥이 더 많아야 하니 아직은 아니다. 화단에 봄을 맞아 더 올라오는 것은 없는지 살펴보며 쑥을 캐는 것이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밖을 본다. 사방의 유리창으로 시선이 가는 곳마다 산벚이다. 먼 산은 팝콘 처럼 폭폭 터진듯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가까운대로 산벚의 향연이다. 2010년 가을에 이곳으로 온 이후 올해만큼 산벚을 많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작년과 뭐 그리 다를까 싶지만 내가 느끼는 감은 다르다. 산지형 지대라 산벚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십여년 사이에 산벚이 많이 퍼져나갔다.

작년 사진에는 튤립과 벚꽃이 같이 있었다. 올해는 튤립이 피기 전에 벚꽃 먼저 피었다. 수선화 옆자리 튤립이 붉은 색을 띠기 시작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어린 것이 이쁜 것은 왜 일까. 에너지를 뿜어내는 힘을 보여주기 때문일까? 고등학교 시절, 청춘은 대학 이후의 나이인 줄 알았다. 이제 보니 청춘은 중고등학교 시절의 나이인듯 하다. 20세 이후 부터는 사실 에너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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