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칼럼

문화적 기억, 문화감수성의 코드

이춘아 2019. 8. 9. 22:40

<, 이춘아의 문화적 기억 7>

문화감수성의 코드

2007.5.10 ( 2003611일에 썼던 글을 찾아내다)

 

내가 찾던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알아채는 순간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알아챔이 일어나는 순간은 몇 번 되지 않았던 같습니다. 온양민속박물관을 다녀오면서 그러한 순간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것이 아닐까' 실체는 이러합니다.

 

작년에 국립민속박물관을 다녀오면서 여러 지역의 문화유산답사를 가기 전에 이곳을 먼저 다녀오는 것이 순서이겠구나 생각했었습니다. 문화유적지나 박물관 등을 찾아다니면서 설명이 부족한 무엇이 있었는데 바로 기본의 코드를 알고 느끼기 위해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보여주고자 하는 전시를 보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온양민속박물관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느꼈던 것은 기본의 코드와는 다른 '문화적 감수성' 코드를 읽었던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용했던 일상용품의 대표성과 아름다움을 알게 하기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시숫자가 있어야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장장 세 시간을 전시관의 유리창에 코를 박고 쳐다보았던 것은 비슷비슷한 용도의 일상품들의 미세한 차이들이었습니다. ! 그렇지 사람들은 이런 것이야, 내가 사용하는 용품들에 공을 들이고 멋을 부려보는 , 그것이 사람 사는 멋이고 맛이고 차이가 옆집과 다른 것이고 지역간에 다른 것이고 나라 간에 다른 것이고 그런 다른 맛에 사는 것이 사람 사는 행태라는 것이었습니다.

 

올해 1 스위스의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열흘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발품 팔아가면서 열심히 보았습니다. 스위스가 자랑하는 제네바 자연사박물관에서 지겹도록 많은 것들이 정교하게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비슷한 것들을 저렇게 많이도 전시했을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박물관이 전시해야할 절대적인 기본수치라는 것이 있어야함을 온양민속박물관에 다녀오면서 있었습니다.

 

학술적으로 분류하고 있는 , ,,,, 어쩌고 하는 그런 것을 넘어서서 채집되어 전시되고 있는 나비의 모양과 색이 서로 조금씩 다른데 그것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하고 느껴지는 것까지 전시의 몫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 것을 보여주는 데는 분류 틀의 기본만을 보여주는 것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세한 차이의 아름다움을 느꼈기에 동물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같습니다. 식물은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동물도 아름답다고 여기고 있지는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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