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기: 문화유적
2019.9.5
이춘아
캄보디아 라고 하면 ‘앙코르 와트’ 라는 세계문화유산이 있다는 것 이외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언젠가 가보아야할 곳으로 꼽고 있었던 왕코르와트 유적은 이번 여행에서 빠져있었다. 여행 마지막 날 캄보디아국립박물관을 다녀오면서 다시 한번 꼭 가보아야겠다 마음 먹었다. 한반도가 남북한 합해 22만 km2이고 인구 7천7백만이라면 캄보디아는 한반도의 2/3에 해당하는 18만 km2 면적에 인구 1천6백만인 나라.
화려했던 크메르 제국시대를 제외하고는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야했던 캄보디아. 캄보디아국립박물관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가난한 이미지만을 가지고 떠날 뻔 했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대다수 크메르제국 시대의 것들이지만 사진으로 보았던 평면적 이미지를 넘어 입체적인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유물이 많이 있었다.
유물만 나열되어 있는 빈한한 전시도 앞으로 경제적 사정이 좋아지면 유물들을 훨씬 돋보이게 전시할 수 있는 때가 오길 기대한다. 얼마전 서울 경복궁 옆에 있는 궁중박물관에 갔다가 놀랐다. 오래전 갔던 궁중박물관이 아니었다. 전시기법도 다양해지고 유물이 한층 격조있게 전시되어 있었다.
국격이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크메르 루즈’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이었는지 앙코르 시대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듯 하지만, 크메르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크메르족이 캄보디아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크메르 제국시대는 우리의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9세기에서 15세기를 걸쳐있는 시기이고, 앙코르 왕조는 크메르의 힌두교도 황제 자야바르만 2세가 스스로를 만국의 군주 신왕이라고 선언한 802년부터 타이에 의해 1431년 수도를 약탈당하여
이주하게 된 시기를 말한다. (조선시대 이씨왕조 처럼 크메르제국시대 앙코르왕조라고 표현해 본다)
이번 여행에서 빠져있었던 곳이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 지역이었다. 캄보디아 지도에서 중앙에 위치한 똔레삽 호수(동남아시아 최대의 호수)를 중심으로 위쪽인 시엠립은 크메르 제국의 수도였고 현재 문화유적지의 이름으로 더 알려진 ‘앙코르 톰’이 앙코르 왕조의 마지막 수도였다고 한다.
캄보디아의 문화유적은 주로 앙코르 와트(도시 사원), 앙코르 톰( 큰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똔레삽 호수 아래쪽 ‘우동(Udong)’ 이라는 지역은 우리의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시기(1618~1866)의 수도였고 프놈펜이 현재의 수도이다. 1866년 프놈펜에 왕궁이 건설되면서 우동 보다 좀 더 아래에 위치한 프놈펜으로 천도하였고 현재 인구 2백만의 대도시를 이루고 있다. 프놈펜은 똔레삽 호수에서 내려오는 똔레삽 강과 메콩 강과 바삭 강, 이 세 강이 합쳐 메콩으로 흘러가는 강의 도시이다.
깜퐁치낭에서 깜퐁싸움(시아누크빌)으로 가는 길에 우동 지역 산 위의 사원을 점 처럼 보았을 뿐인데, 어느 숙소 벽에 걸려있는 그림 하나로 모든 것이 관통되었다. 우동에 수도가 있던 시기의 평화로운 풍경이 그려진 그림, 그 속에 며칠간이지만 보았던 집, 흰소, 연꽃, 야자나무, 산위의 사원 등이 다 담겨있었다.
‘크메르 루즈’ 라는 단어는 캄보디아의 역사성과 위대한 제국시대를 계승하고 크메르 족의 자부심을 이어가고자 했던 단어. ‘루즈’(붉다 라는 프랑스어)는 공산당을 연계시켰고, 그들도 우리처럼 레드 콤플렉스를 안고 살고있다. 나는 이번 여행 내내 보아왔던 붉은 빛 나는 황토 흙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크메르 루즈’ 라는 단어에 붉은 황토를 딛고 사는 강인한 크메르라는 의미를 새길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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