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인도여성의 삶

이춘아 2020. 2. 12. 02:29

인도 체류기 6 - 인도여성의 삶도 교환(?)해본다

2011. 8.19

김 영

 

요즘 들어 독일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고 교환학생들의 고민들을 많이 나눠서 그런지, 문득 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고민해본다. 특히 밖으로 보이는 fact 보다 한 명의, 여러 명의 교환학생으로 인하여 안쪽에서 변화하는 학교에 관심이 간다. 또한 인도대학교는 과연 교환학생으로 인한 안쪽에서의 변화를 겸허하게 받아 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궁금하다. 교환학생은 몸만 학교로 오는 것이 아니라 그의 환경과 문화를 동반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주변을 작게나마 변화시킬 힘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인도대학교는 교환학생이 가지고 온 문화와 변화를 인정, 소화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남자인 나는 딱히 고민할 정도의 힘든 점은 없지만, 독일친구 중 한 명은 심각하게 힘들어한다. 친구는 여자인데, 내가 보아도 여성으로서 인도에서, 그것도 인도 룰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것은 평생 인도에서 쌓인 내공이 아닌 이상 힘들 것 같다. 그녀에게 인도와 인도의 룰이란 오후 6시면 빗물이 새는 금남의 3인 기숙사에 들어와야 하고 술과 담배는 금한다. 물론 저녁은 남자와 밥도 못 먹는다. 그리고 이건 좀 심한 경우인데, 화장실에서 휴지도 못 쓰게 한다. 이유는 인도식 비데를 쓰라 이거다. 토일렛 페이퍼를 뺏어 갔다고 한다. 남자기숙사는 그렇지 않은데 이건 경우가 심한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친구는 분명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 배워가는 것도 있다. 인도 교환학생 여성이 아니라면 누가 실제로 상대적으로 압박 받는 인도 여성의 삶을 직접적으로 경험해보겠는가. 그리고 이 경험으로 인한 배움이 그녀의 삶에 어떻게 다가오겠는가? 하지만 그와 반대로 인도 대학교는 교환학생이 끼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그녀의 환경과 문화를 압박하여 효과적으로 막고 있지만 내 의견으론 대학교가 가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의미가 축소된다. 고민을 들어보니 대학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한다고 하니, 대화도 부족한 셈이다. 인도 대학 측의 마인드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항상 대화를 나누며 풀 수 있다.

독일친구들과 주말 동안 여행을 하며 인도여자의 룰에서 빠져 나왔을 때의 친구 얼굴을 보면서 그녀가 겪은 고생이 훤히 느껴졌다. 아직 인도의 룰은 빠져나가지 못했음에도.

교환학생을 받는다는 것, 특히 인도대학이 유럽 쪽 학생들 또, 여자들을 받으려면 좀 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인도대학교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두 것 모두 몸집만 불리려 하는 모습이다.

나와 달리 독일 남학생은 인도에 와서 2주 동안 대략 3번의 weed, 대마초를 인도 대학생을 통해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인도 학생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스포츠 하기엔 날씨가 너무 덥고 술을 마시기엔 높은 세금과 술 자체의 가격 때문에 못 마신다고 한다. 또한 술을 기숙사에서 금지하다 보니 남은 병 처리도 하기 힘들다. 데이트는 말도 꺼내기 힘들다. 대신 대마초와 담배는 피워버리고 환기 시켜버리면 되니까. 사실 핑계이고 대마초 없이, 술 없이 잘 지내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흡연자와 마약복용자의 핑계가 터무니없진 않다. 사실은 사실이니. 인도는 대마초 구하기가, 발견하기가 매우 쉽다고 한다. 가둔다고 다 될 문제는 아니다. 작은 부분이 곪아도 곧 터지고 아픈 법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