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체류기 3 - 인도식 라면
2011. 7. 29
김 영
오늘 수업 중 한 파트가 신문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 수업을 듣자 하니 갑자기 인도 신문을 내 돈 주고 소유하고 싶어졌기에 대학로로 나가 신문을 구하기 위해 돌고 돌았다. 하지만 신문 파는 가게를 찾기란 쉽지 않았고 여러 편의점에 들렸지만, 전부 없었고 다른 곳 가보라고 하거나 영어를 못 알아 들으셨다. 그러다 보니 대학교에서 꽤나 멀리 나갔는데 결국은 포기하고 돌아오다가 찾았다. 가격은 3Rupee(75원)였는데 한국에 비하면 꽤 저렴했다. 잔돈이 없어 큰 돈을 냈는데 여기 인도 가게들은 잔돈에 민감했기에 부담스러웠고 거기다 또 작은 가게라 왠지 미안했다.
기분 좋게 대학교 기숙사로 돌아오는 중에 같은 반 친구 Aman과 Pram을 마주쳤는데 그들은 항상 자기 집에 놀러 와 밥 먹고 놀자는 친구들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자기들 집에 와서 인도식 라면 ‘메기’를 같이 먹자는 것이다. 보통 같았으면 다음에 먹자고도 할 수 있었지만, 설렘의 빈곤화 때문에 걱정이 있었기에 생각 않고 뭐든 부딪쳐보자는 마음에 Ok했다. 알고 보니 집도 바로 학교 뒤였기에 돌아올 부담도 작았다.
일단 집에 도착하니 2층집에서 2층을 쓰고 있었는데 3명이 같이 살고 있었다. 집은 내 기숙사만했고 작은 주방과 정말 작은 화장실이 있었는데 내 기숙사에 비하면 정말 열악했다. 에어컨도 없었으나 다행히 습도가 낮아 선풍기 바람을 쐬니 쾌적했다. 한 친구와 함께 바닥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다른 한 명이 양파랑 고추, 토마토를 사와 라면에 넣기 위해 다듬었다. 다듬는 솜씨를 보아하니, 친구들이 점심에 먹다 남은 음식을 맛보라고 주어 먹어보니, 한 요리 실력 했었다. 위생은 좀 더러운 편이였지만, 어쩌겠나, 다들 이렇게 사는데. 또한 이미 물을 뜯어 컵에 담았기에 친구에게 컵을 씻어서 달라고 부탁하기도 미안했다. 이래저래 친구가 인도식 라면을 만드는 것도 구경하고 재미있는 대화도 나눴다. 국물이 거의 없는 라면에 매운 고추를 넣으니 너무 매울까 토마토까지 넣는 것보고 의아해했으나 맛은 상상 의외로 맛있었다.
나중에 인도에서 유학한 한국 친구에게 물으니 처음에 먹는 인도식 라면은 맛없다고 하였으나, 우리 cook친구가 온갖 재료를 넣어 맛나게 만들어 후르르 비운 것 같다. 먹고 또 다른 친구가 인도식 차, 짜이(밀크티)를 만들었는데 이것도 한 맛 했었다. 거기다 생강을 넣어 내 목에도 좋은 느낌이었다. 후식까지 먹고 우리는 대화를 깊게 했는데 이 친구들은 지역감정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듯하였다.
친구들은 북인도에서 내려와 유학 중인데, 교수님도 그렇고 친구들도 대부분 남인도 출신이기에 차별 받는 다고 하였다. 교수님에게는 말하고 싶어도, 알고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것이 많았다 하고 친구들은 북인도 출신인 자기가 연속으로 과 탑을 하는 것이 못미더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을 그룹에 끼워주지 않는 다고 하였다. 우리나라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에도 깊은 지역감정이 있는데 듣다 보니 인도도 한 지역감정 했다. 그들은 많이 상처받았고, 받은 상처를 남인도 친구들에게 숨기고 있었다. 그저 졸업하고 안 볼 인연이라 생각하고 참고 있을 뿐이었다. 그 들의 속내를 듣자 하니 안쓰러웠고 그래도 잘 참고 버티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듬직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그들은 인도의 추석 같은 명절에 북인도로 떠나는 여행에 나를 초대했다. 물론 난 Ok했다.
친구들은 여행 목적을 멋대로 북인도 체험으로 정해주었고 친구들은 자기 자신만의 프로젝트, 여행을 다니며 관찰하고 저널을 쓴다고 하였다. 듣다 보니 자신들만 대단해 보이게 말하더라. 물론 나도 말은 안 꺼냈지만 따라다니며 체험하고 나 나름대로 같이 글을 쓸 생각이다. 우리의 여행은 10박정도 할 것 같다고 한다. 이틀을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하니, 13시간 기차 여행은 가소로울 뿐이다. 힘들고 지치겠지만 분명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임을 믿는다. 친구의 따듯한 배웅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좋은 친구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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