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인도의 청첩장

이춘아 2020. 2. 12. 02:53

 

인도 체류기 8 - 인도의 청첩장

2011. 8. 24

김 영

 

살다 보면 언제가 한번쯤은 삶에 지루함을 느끼고 여행을 통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가 살며 활동하는 부분이 사실 상 넓지 않고 매우 제한적이기에 따분함을 느끼기 때문 아닐까? 인도 교수님은 말한다. 외국인 학생인, 내가, 자신보다 인도를 더욱 잘 아는 것 같을 때가 가끔 있다고. 이유를 들자면 내가 외국인의 시점으로 인도를 관심 있게 관찰하며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또, 자신이 교수라고 하지만 활동하고, 관심을 가지는 범위는 크지 않기에 그런 것 같다고 하신다. 나도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한다. 한국에서의 나는 학교 덕분에 외국인을 대할 기회가 많은데 가끔 그들이 나보다 한국을 더 잘 알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고, 또한 외국인이 기고한 글들을 보면 가끔 놀랜다. 내가 보지 못한 새로운 시점으로 말해주고 들려주기에.

 

외국에 나가기 전 방문하는 나라를 공부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 하지만 오늘 이후로 나는, 다른 나라로 가기 전, 내 나라, 바로 우리나라에도 더욱 관심을 가지며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지만 ‘나와 우리나라’와 외국을 비교를 할 수 있고, 외국인이 가지는 다른 시각의 강점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을 수 있기에.

 

모르겠다. 글을 읽기 전, 이 팜플렛처럼 생긴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시라.

정답은 약간은 특별한 인도의 청첩장이다. 크기부터가 인도스럽다. 내 12인치 넷북 보다 크다. 그래 크기는 그렇다 치고, 우리의 신부, 신랑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오른쪽 하단의 두 명이다. 그럼 중앙의 여성께서는 누구신가? 신랑, 혹은 신부의 어머니이신가? 아니다. 중앙의 미스터리 한 여성은 현 타밀나두 주의 가장 높은 의원, Chief Minister이다. 듣기로는 신랑은 타밀나두의 좀 낮은 의원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부, 신랑이 중앙에 와야 할 청첩장에 주 Chief Minister을 중앙에 배치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잘 보이기 위해서이다. 다시 말해, 이 청첩장으로 Chief minister를 존중하고 존경한다고 직?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청첩장의 포장지 뒷면에는 우리의 대단하신 Chief Minister 모습만 존재할 뿐이다. 또 앞면의 상단 왼편은 과거의 Chief minister도 넣어줬다. 안쪽 내용물을 보아도 결혼식 정보는 매우 작게 표시되어 있고 전부다 사람이름 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런 청첩장이 존재할 수 있는가 매우 놀랍다. 그리고 모르겠다. 인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오늘 날, 인도 시민들의 리더, Anna 과연 그가 Post간디가 될 수 있을까?

SRM대학의 토론 동아리의 이번 주제이다. 사실 내가 Anna를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무엇 때문에 그토록 인도인들이 분노하는지 모르겠다. 현재 인도시민들은 Anna를 중심으로 뭉쳐 부패한 인도 정치인들과 문화를 뿌리 뽑으려 한다. 일단 오늘로써 그가 단식시위에 들어간 지 10일째라고 한다.

 

인도에 와, 운 좋게도 배우는 과목 덕분에 마틴 루터 킹과 간디를 함께 배우고 있다. 신문과 뉴스로 간간히 Anna에 대해 보고 듣는다. 내가 생각하는 편은, Anna는 post간디가 될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 일단 현재 인도의 문제는 간디가 활동하던 시기의 문제와는 격이 다르다. 물론 부패도 상당히 중요한 이슈지만, 한 나라의 독립과는 비교하기 힘들다. 영웅은 위기에 나타난다고 한다. 부패가 인도의 위기라고 하지만 위기에도 역시 격이 있기에 post간디가 되기엔 부족하다. 또한 Anna라는 사람은 특별함이 없다. 특별한 Symbol이 없다. 그리고 인도는 독립투쟁을 하던 때와는 너무 다르게 변했다. 영국이 인도시민들을 차별하고 압박하던 시절에서 독립을 하고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했다. 국가 시스템이 너무 바뀌었기에, 안나가 간디만큼의 존경을 얻으려면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간디만큼의 존경을 얻게 된다면, 그는 post간디가 아니라 ‘안나’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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