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칼럼

몸의 말에 귀 기울이다

이춘아 2019. 8. 5. 13:40

이런 글을 보내는 것이 약간은 쑥스럽고, 머슥하지만

나, 이춘아의 문화적 기억 시리즈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2007.3.15

몸의 말에 귀 기울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전 집에서 운동하는 습관을 길 들이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길들여졌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면 일어나게 된다. 내

몸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죽어가고 있는 내 몸을 깨운다. 그리고 오늘 하루 평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나의 표정을 가다듬고,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집안에 있는 운동용 자전거를 처음에는 탔었다. 한동안 아침마다 탔었다. 그 자전거가 고장이 나서 수리 보냈는데 꽤 오래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스스로 운동해 보았다. 예전에 배웠던 단전호흡 사전 운동 스트레칭 같은 것이다.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 조합하여 만들어냈다.

 

 

84년 무렵이었던 것 같다. 여의도 사무실 부근에 동아문화센터가 있었다. 새벽시간 국선도반이 있었다. 누구의 소개로 갔는지 정확치는 않지만

한동안 다녔다. 무엇을 찾기 위해 그 새벽에 배우러 다녔는지는 모르지만, 23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활용하고 있다. 예전에 배워둔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깜깜한 새벽, 쨍하게 차가운 새벽공기가 지금도 느껴진다. 단전호흡 들어가기 전의 사전운동. 내 몸이 기억하고 있는 순서를 더듬어

스트레칭을 한다. 30분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이제는 그 시간을 즐기게 되었다.

 

 

김점선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하루종일 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라는 표현에 눈이 가 닿았다. 그래 아침체조를 하고 있는 이유가 내 몸의

말에 귀 기울이기 위함이었구나, 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체조가 내가 앞으로 죽을 때까지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그 무엇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행위가 보험하나 든 것이라고 장담하게 되었다. 돈 들여서 보험 들지 말고 이러한 습관 하나 들여놓는

것이 좋은 보험이라고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다.

 

 

운동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내 몸을 느껴보고 뭐가 잘못되고 있는지 느끼는 그 과정이 좋은 것이다. 편두통이 있는 편이었다. 이제 어느 정도

편두통을 해결했다. 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팔짱을 껴서 내 뒷골에 손을 대고 있었는데 뒷골의 거죽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이것이 무엇이지

라고 여기는 순간 내 얼굴 표정여하에 따라 뒷골 근육도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골돌히 누구 욕을 하거나, 좋지 않은

생각들로 미간을 좁히며 집중하고 있으면 뒷골근육도 긴장을 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 편두통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편한 생각을 하거나

상당히 창의적 생각으로 집중하고 있을 때는 뒷골 근육의 움직임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 머리가 안

아프고, 나쁜 생각을 하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어디서 보면 사람들이 머리가 아프면 수건을 머리에 질끈 동여매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머리를 끈으로 동여매는 행위는 바로 얼굴근육의 경직과 뒷골근육을 차단해주는 효과가 있어 그렇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잠에서 깨어나 잠깐이라도 굳어있는 내 몸을 풀어주면서 몸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은 좋은 것이다. 머리가 아플라치면 얼굴의 근육을

풀어준다. 생각을 편히 갖는 것이다. 그러면 머리 아픈 것이 사라진다.

 

 

바른 자세가 바른 생각을 하게 해주고, 바른 생각이 바른 자세를 갖게 해준다.  평생 지켜야할 생활수칙이다.

'단상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한 끄트머리  (0) 2019.08.05
확신의 밑줄을 긋다  (0) 2019.08.05
와~ 예술이다  (0) 2019.08.05
나, 작품하러 간다   (0) 2019.08.05
생각의 길  (0) 2019.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