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7일
겨우내 사방으로 뻗어나간 딸기뿌리를 파내어 옮겼다. 잔디 사이로 뿌리를 밀어붙이는 걸 보면 딸기의 생명력도 대단하다. 하우스 딸기 수확시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딸기 먹는 시기의 감을 놓치고 있다. 노지 딸기가 하나씩 보일때는 4월말이다. 초여름 햇볕이 느껴지는 5월에야 딸기를 먹을수 있다. 갑작스레 늘어나면 딸기잼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딸기 씨가 오도독거리는 잼은 인기가 좋다. 오래가지 않는다.
가을 쪽파 심은 것 중 캐지 않았던 것들이 겨울을 견디고 초록빛을 보이며 올라왔다. 흩어져 있던 것들을 한 이랑으로 모아내고 흐뭇해한다. 이 쪽파들은 모종으로 키워질 것이다.
꿈1
ㅡ 박경리
원주 와서
넓은 집에
혼자 살아온 것도 칠팔 년
참말 같지가 않았다
방문 열면 마루방
덧신 발에 걸면서 한숨 쉬고
댕그마니 매달린 전등불
믿기지 않았다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정수리 자르며
지나가는 시간
저승길
헤매고 있는 거나 아닐까
글을 쓸 때는 살아 있다
바느질할 때 살아 있다
풀을 뽑고 씨앗 뿌릴 때
살아 있는 것을 느낀다
서쪽에서
빛살이 들어오는 주방
혼자 밥을 먹는 적막에서
나는 내가 죽어 있는 것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