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칼라티니, 숨결이 바람 될 때 when breath becomes, 흐름출판, 2016
(발췌 메모한 대목)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충만한 시기이기도 했다. 매일 삶과 죽음, 즐거움과 고통의 균형을 힘겹게 맞추며, 감사와 사랑의 새로운 깊이를 탐구한 시기였다.
폴은 자신의 강인함과 가족과 공동체의 응원에 힘입어 암의 여러단계에 우아한 자세로 맞섰다. 그는 암을 극복하거나 물리치겠다고 허세를 부리거나 허황된 믿음에 휘둘리지 않고 슬픈 와중에도 새로운 미래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가 희망한 것은 가능성 없는 완치가 아니라, 목적과 의미로 가득한 날들이었다.
ㅡ루시 칼라티니
하지만 나 자신의 죽음을 대면하는 일이 이토록 혼란스러울 줄은 몰랐다. ... 지금에 와서 내 영혼을 들여다보니, 연장은 너무 약하고 불은 너무 뭉근해서 인류의 양심은 커녕 내 양심조차 버리지 못했다.
결국 다시 문학을 읽기 시작했다. ... 죽음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정의하고 다시 진전하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어휘를 찾고 싶었다. ... 풍부한 경험을 하고 충분히 사색한 뒤 글을 쓰는 것 말이다. 내게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글들이 필요했다.
나를 짖누르던 근심이 사라지고 도저히 지나갈 수 없을 것 같던 불안감의 바다가 갈라지던 순간을 기억한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나는 문득 슬픔의 5단계(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를 이미 다 겪었지만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그것이 있었다. 새로운 커다란 종양이 우주엽을 채우고 있었다. 마치 지평선을 막 벗어난 보름달 같은 놈이 예전 촬영결과를 다시 보니, 새로 생긴 종양이 희미한 흔적을 알아볼 수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유령 같았던 조짐이 이제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한번 의사에서 환자로, 주체에서 객체로, 주어에서 직접목적어로 돌아왔다.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의 내 삶은 내 선택들이 쭉 이어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끝의 시작도 아니예요. 그냥 시작의 끝인 거예요.
(발췌 메모한 대목)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충만한 시기이기도 했다. 매일 삶과 죽음, 즐거움과 고통의 균형을 힘겹게 맞추며, 감사와 사랑의 새로운 깊이를 탐구한 시기였다.
폴은 자신의 강인함과 가족과 공동체의 응원에 힘입어 암의 여러단계에 우아한 자세로 맞섰다. 그는 암을 극복하거나 물리치겠다고 허세를 부리거나 허황된 믿음에 휘둘리지 않고 슬픈 와중에도 새로운 미래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가 희망한 것은 가능성 없는 완치가 아니라, 목적과 의미로 가득한 날들이었다.
ㅡ루시 칼라티니
하지만 나 자신의 죽음을 대면하는 일이 이토록 혼란스러울 줄은 몰랐다. ... 지금에 와서 내 영혼을 들여다보니, 연장은 너무 약하고 불은 너무 뭉근해서 인류의 양심은 커녕 내 양심조차 버리지 못했다.
결국 다시 문학을 읽기 시작했다. ... 죽음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정의하고 다시 진전하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어휘를 찾고 싶었다. ... 풍부한 경험을 하고 충분히 사색한 뒤 글을 쓰는 것 말이다. 내게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글들이 필요했다.
나를 짖누르던 근심이 사라지고 도저히 지나갈 수 없을 것 같던 불안감의 바다가 갈라지던 순간을 기억한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나는 문득 슬픔의 5단계(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를 이미 다 겪었지만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그것이 있었다. 새로운 커다란 종양이 우주엽을 채우고 있었다. 마치 지평선을 막 벗어난 보름달 같은 놈이 예전 촬영결과를 다시 보니, 새로 생긴 종양이 희미한 흔적을 알아볼 수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유령 같았던 조짐이 이제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한번 의사에서 환자로, 주체에서 객체로, 주어에서 직접목적어로 돌아왔다.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의 내 삶은 내 선택들이 쭉 이어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끝의 시작도 아니예요. 그냥 시작의 끝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