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3~24(토~일)
‘2019 만추팀’이 1박2일로 금산을 다녀갔다.
작년 2019년 11월 중순에 금산서 첫만남을 하고 올해 2월 강화와 일산에서 두번째 만남을 가졌던 만추팀을 늦봄에 다시 금산서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사 가지고 온 인삼튀김을 풀었다. 나는 준비된 인삼막걸리 내놓았다. 친구가 만든 도자기주전자에 인삼막걸리를 담아 마시면서 화기애애.
오후 5시, 해가 많이 떨어진 영천암 길을 걸었다. 내려오다 참새방앗간에 들렸더니 읍내 가셨다고 하여, 낙담하여 돌아서는 순간 차가 들어섰다. 파장해야할 시간이지만 애원의 눈길로 파전을 주문. 파는 없지만 부추전 가능하다고, 콜. 작년 가을 한 번 앉았던 자리에 익숙하듯 앉아 부추전과 막걸리를 기다렸다. 부추가득한 전을 막걸리로 순식간에 헤치웠다. 다시 걸어 집으로 와서 저녁 준비. 상추와 미나리 쌈, 생선구이, 조개탕, 머위 두릅 등으로 식사. 동네 막걸리와 무겁게 날아온 이탈리아산과 칠레산 포도주로 이어졌다. 만추팀은 전방위적인 이야기를 늦게까지 나누다가 별을 보기 위해 동네한바퀴.
다음날 주천생태공원에서 먹을 요량으로 김주먹밥을 만들었다. 어제 만들었던 머위 장아찌용 간장국물을 조금 뿌려 깨와 김가루로 주먹밥을 만들었다. 맛있게 먹고 남은 것은 들고 갔다. 각자 병에 커피를 담고. 8시에 요청한 택시를 타고 간 진안 주천생태공원은 우리를 기꺼이 반겨주었다. 흐린 하늘, 넓은 풀밭과 나무, 물은 또다른 기운을 불어 넣어 주었다. 물가에 노란색의 창포가 피어있고 풀밭 사이사이 작약이 만발하였다. 작약 밭 사이에 삼각대위에 사진기를 놓고 있는 분이 있어 물었다. 무엇을 찍으시냐고, 새를 기다리고 있다 하였다.
물안개길을 따라 걸었다. 구름 가득하지만 가시거리가 최대치 확보되는 드넓은 대지와 하늘과 산, 물은 우리를 계속 길을 따라가게 했다. 노란 창포 가득 핀 물 가에서 사진작가를 다시 만났다. 그는 차로 이동하여 왔었다. 우리 중 누군가 용기를 내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찍어 준다고 하여 고마왔는데 작업정신이 발휘되었는지 뷰 포인트를 지정해주며 앉게하였고 우리들 사진 뿐 아니라 각자의 사진도 찍어주었다. 심지어 빛 반사판까지 가지고 와서 모자란 빛을 보충하여 찍어 주었다. 그것도 너무 신기하고 재미나 우리들을 하핫 거렸다.
생태공원의 곳곳을 알고 있는 그는 다른 위치로 이동하여 찍어 주었다. 서로 친한 분위기로 이어지면서 새벽 5시부터 나와 있다보니 배가 고프다고 뭐 먹을게 없냐고 했다. 우리의 식량 김주먹밥을 맛있게 드셨다. 커피도 함께 먹었다. 피해 가길 바랬던 비가 내려 우산을 펼쳤으나 5명에 우산은 두 개. 차를 태워주겠다걸 사양하고 걸어가는데 비가 제법 내리면서 우리의 모습이 딱했는지 차에 타라고 했다. 타고 왔던 택시기사님께 데리러 오시지 않아도 된다는 전화를 하고 마음 편하게 드라이브를 즐겼다. 운일암 반일암도 드라이브해주고 우리를 동네에 내려주고 갔다.
사람의 만남. 비대면을 권장하는 시국에 적극적인 대면의 만남이 일어났다. 대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만남이 일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찌 사진을 찍어달라할 것이며 우리를 모델처럼 코디하여 사진을 찍어주고, 배고프다며 먹을 거 없냐는 말도 하고, 서서 주먹밥을 나누어 먹는 장면이 연출될 것인가. 자연의 풍광이 우리의 마음을 해체시켜 주었다고 할 수 밖에.
그렇게 하하호호 하며, 갈 준비. 읍내에 가서 국수를 사먹고 버스 타려고 했다가, 남은 인삼튀김과 컵라면으로 대치하고 빗소리 들으며 후루룩 짭짭, 판이 벌어지면서 남은 막걸리까지. 그렇게 먹고 청소하고 한숨 자고 맑은 정신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 이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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