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수(2020), ‘김포 지역 에코뮤지엄의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 고찰’, [관광연구저널] 34(8), 23~37쪽에서 발췌함.
‘에코뮤지엄의 기원과 배경’
에코뮤지엄은 생태나 주거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란 단어에 박물관의 의미인 뮤지엄(museum)의 합성어라고 할 수 있다. 이 개념은 196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서 에코뮈제(ecomsee)의 영어번역이라고 할 수 있고, ‘에코’라는 단어는 ‘집’을 가리키는 그리스 단어 ‘오이코스(oikos)’에서 기원한 것이며 1971년 9월 다종(Dajon)에서 개최된 세계 각국에서 온 학예사들의 학술대회에서 공식적인 명칭으로 사용되었다(가즈오키, 2008). 이와 같이 영어 단어 ‘ecology’와 ‘museum’이 결합된 만큼, 에코뮤지엄은 전통적인 개념의 박물관과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차별성은 에코뮤지엄이 지역 전통문화의 유산, 자연의 유산, 그리고 지역의 전통 및 생활양식의 계승, 발굴, 보존, 조사, 그리고 연구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주민들이 지역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 방문자들과 함께 소통 및 교류를 수행한다는 것에 있다. 에코뮤지엄이 발생된 배경에는 1960년대 말 프랑스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농촌의 축소, 권위주의의 독주체제로 군립했던 드골 체제에 대한 반발, 전후 시대 경제적 번영으로 인한 소비만연 풍조에 대한 반발, 그리고 인간의 존재성에 대한 깊은 자각에서 비롯된 사상운동에서 비롯된다(서울대학교 불어문화연구소, 2008).
이것은 1968년 5월 프랑스 학생들이 혁명을 일으키면서 기성세대를 통해서 진행되어온 일상에서의 모든 억압을 거부하고, 환경유산에 대한 보전, 도시 및 농촌의 균형적 관계 형성, 그리고 환경보호와 같은 인식이 확산되면서 에코뮤지엄 운동이 태동된 것이다(서울대학교 불어문화연구소, 2008).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에코뮤지엄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로서 지역 유산(heritage), 주민 참여(participation), 그리고 박물관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가즈오키, 2008). 지역 주민들은 박물관과 연계하여 적극적인 참여 및 활동을 수행하면서 지역에 대한 정체성 확립 및 자부심을 경험할 수 있다.
에코뮤지엄은 태생적으로 단순한 지역 유상 자원의 보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주도로 인해서 지역을 가꾸어나가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에코뮤지엄 개념이 발전된 유럽의 경우는 ‘EU 에코뮤지엄 네트워크’가 추진되고 있다.
한국에서 에코뮤지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이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처음 에코뮤지엄이 도입될 당시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박물관이 수행하던 체험프로그램이나 기존 박물관이 지니고 있던 폐쇄된 이미지를 벗어나 열린 공간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노력에 한정되었다. 에코뮤지엄을 먼저 시작했던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산업구조의 급격한 병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성장위주의 지역발전 개념에서 벗어나 생태적인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에코뮤지엄의 근본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에코뮤지엄은 타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서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형성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생활 모습이 지역 유산자원으로 포함됨으로써 지역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확립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에코뮤지엄의 특성상,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문화를 알리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에코뮤지엄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지역은 철암지역의 ‘철암 빌리지움’이고, 폐산업시설을 활용한 지역의 활성화 계획 및 민속 문화의 보존을 위한 영암구림 마을의 조성계획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소극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한계를 드러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헌신만으로 에코뮤지엄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에코뮤지엄이라는 것은 지역문화의 보존, 연구, 인간과 환경의 문제, 그리고 일상의 생활문화를 토대로 지역 내 유산의 현장성이나 장소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통적 방식과는 차이가 있는 에코뮤지엄은 공간, 주민의 적극적 참여, 그리고 유물이 갖는 현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에코뮤지엄은 확장된 개념의 박물관 범위, 장소의 분할 및 현지 해석, 협력과 제휴, 지역공동체 및 주민의 적극적 참여, 총체적이며 학제적 차원의 접근이라고 하는 5가지 기준에서 파악된다(Davis, 2011).
에코뮤지엄의 시스템은 거점 박물관을 중심으로 주변 위성 박물관들이 긴밀하게 연계하면서 지역 정체성과 지역에 맞는 테마를 추진해나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에코뮤지엄은 지역 내에 소재하고 있는 유무형적 자원을 통해서 공동체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 및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역의 지속적 발전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과정에서 에코뮤지엄은 지역의 정체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과 지역 활력의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
에코뮤지엄의 시각에서 볼 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지역 주민들의 삶은 그 자체로서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 지역의 문화유산이 지속적인 보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공동체 의식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지역에서 주민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지역공동체를 갖기는 쉽지 않다. 공동체 의식을 이루기 위해서는 통합된 지역적 브랜드 가치 및 정체성을 확립시킬 필요가 있다.
에코뮤지엄이라고 하는 것은 지역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이해의 범위를 가늠할 수 있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Giraudy, 1996).에코뮤지엄 사업의 핵심은 지역사회와 연계되어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이 구체화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에코뮤지엄 사업은 기본적으로 독립된 개념의 박물관이 운영 및 관리되는 개념이 아니라, 거점 박물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를 가진 주변의 위성 박물관들이 서로의 가치를 조화롭게 융합하면서 지역농산물 판매부터 전시, 축제, 공연기획, 그리고 다양한 생활문화 참여 프로그램의 확장 및 발전을 상호연계하고 협력하면서 발전시켜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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