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무용한 것들

이춘아 2021. 5. 26. 16:23







2021.5.26 수

마당을 둘러보다가 5월10일에 모종틀에 심었던 동부콩을 옮겨주어야겠다 생각하곤 앉을 자리를 궁리했다. 아래 밭에 새로 삼각대를 올려 그물망을 치고 할까 했다. 애호박 그물망 안쪽으로 우선 심었다. 그러다 가지 옆에도 심고 토마토 옆에도 심어 타고 올라갈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마당에 나가면 예상하지 못한 동선이 생기곤 한다. 동부콩 모종틀에 다시 동부콩을 심었다. 그리고 땅콩도 모종틀에 여기저기 심었다. 땅콩이 잘 되지 않았는데 아래 밭 쪽파 걷고 난 자리에 땅콩을 심으려 한다.

밑이 터진 알루미늄 물뿌리개에 꽃도 심는다. 프라스틱 물뿌리개가 햇볕에 견뎌내질 못하고 몇개째 부숴져 튼튼한 알루미늄으로 샀었는데 그만 겨울에 물이 들어있던 상태에서 얼어 밑 이음새가 터져버렸다. 아까와서 버리지는 못하고 있던걸 화분으로 재활용했다.

순천이가 가져다준 물에 더 잘사는 마디줄기를 뒷마당에서 뽑아와서 화병에 꽂았다.

월파재 입구 문이 높아 오르고 내리기가 불편했다. 기둥으로 사용하고 남은 나무토막 3개 놓고 디딤대를 만들었다. 좀 더 편한 방식을 찾아 궁리를 해본다.

예기치 않은 빨래도 했다. 건조대에서 말리고 있을 때 나는 냄새가 좋다. 그 냄새가 좋아 자주 빨래를 하게 된다. 세탁기에 돌려야 할 깔개도 빨아버렸다. 날씨가 흐려 마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예쁜이와 코순이가 있을 때 냐옹이 데려오라고 "냐옹냐옹" 소리를 냈더니 데크 경사 아래서 새끼들의 소리가 들렸다. 이제 새끼들을 선보일 때가 되어가건만 에미들은 못들 채 눈만 끔벅거린다.

으아리꽃이 하나 피었다. 무척 반갑다. “무용한 것들을 좋아합니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미스터 선샤인]에서 나온 말이다. 처음 보았을 때가 그가 찌질해보였는데, 무용한 것을 좋아한다는 그가 두번 째 볼 때 마음에 와닿았다. 나도 무용한 것을 좋아하는 류이다.

영미씨가 전화했다. 바지락 넣고 아욱국 해먹으라고. 아욱을 어찌해야하나 하던 참이라 반갑다.. 햇된장 넣고 국끓여야겠다. 영미씨가 오늘의 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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