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8 목
[고귀한 일상]을 펴 들었다가 김영미에게 보내고 싶은 글을 발견했다. 이전에 나도 밑줄을 그어 동감했던 글이다.
‘이렇게 좋은 날’
예전의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날 환장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젠장, 날씨는 왜 이리 좋냐!”라는 말이 저절로 흘러 나올 만큼
‘여기’가 아닌 어디 먼 ‘저기’로 떠나고 싶은
간절하다 못해 욕설이 터져 나오는 소망.
그런데 나는 이 좋은 날 ‘지금 이곳’에 있고 싶어 한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비로소 나 자신으로 있는 거다.
강제된 노동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하고,
타의에 의해 짜인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내가 하는 일과 분리되지 않으니 일이 곧 즐거움이다.
이 투명한 가을 햇살, 고통스러울 만큼 소중한 시간에 넌 뭘 하고 싶니? 뭘 하고 있니?
스스로에게 물어본 질문, 그 대답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늘 하던 일 하고 싶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아.’
특별한 일이 따로 없다는 걸 온몸이 아는 거지.
하루하루 일상 그것이 특별함인 거지.
혼자 밥을 먹으며 이 특별한 일상이 기적 같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