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행복 중독

이춘아 2022. 8. 4. 09:39

2022.8. 4 목
잠깐의 비 소식 있으나 파란하늘에 흰구름, 매미소리.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도서관에서 [노인과 바다]를 빌려와 누워서 보고있는데 바람이 얼굴에 스친다. 이런 바람은 좋아죽겠다 행복해 죽겠다라는 표현을 끌어내는 바람이다. 습기를 가신 가을의 바람 전조. 

도서관 가는 길에 나무와 나무 사이 연결한 플랭카드, 법륜스님의 행복도 배울수 있습니다 라는 광고이다. 평소 좋아하는 문구였지만, 문득 '행복 중독'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행복해야한다 막연히 스스로에게 행복을 강요하고 있는건 아닌지 되물음도 포함시킨다.

행복은 아주 잠깐 스쳐지나가는 바람과 같다. 여러가지조건이 맞아야 느낄수 있는 것.

슬픔 중독도 떠올린다.
슬픔 중독과 행복 중독 사이 멀쩡한 시간엔 무얼하나 싶다. 

뭔가 하고 있는 시간. 식사준비, 집청소의 전후, 식사, 책 또는 영화보기, 말하고 듣기, 잠자기 하루의 일과이다. 그 사이사이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어왔다가 나간다. 

걷는다. 가능한 편안함과 발걸음 집중, 사이에 생각들이 오간다. 

감사 일기 하나 하나 이어갈 때 그러한 것들도 감사한거구나 하면서 안도하고 잠깐이나마 행복해 한다. 

하기싫었던 일꺼리 중 하나를 헤치울 때도 뿌듯함이 행복감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의 태생적 순진함을 볼 때도 웃음이 나오면서 행복해진다.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좋은 일이 터졌을 때도 기쁘고행복해진다. 

코로나에 걸렸을 때 본격적인 집콕. 일주일이 빠르게 지나갔다. 예기치않은 것이었지만 결국 올게 왔구나 하면서 맞아들였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시간들. 

이후, 후각 기능 떨어지고 이명과 어지럼은 막연한 두려움이 슬픔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슬픔에 관한 책도 빌려오게 되었다. 참다못해 어제 이비인후과에 갔다. 청력조사도 하고 약을 지어준다. 두번 약 먹었는데 이명증상이 없어졌다. 이명과 어지러움으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신기하다. 약 두번 먹고 나아질수 있는 슬픔이었다니. 5일간 먹으라니 먹긴하겠지만 어지러움과 두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인가 생각도 해보게 된다.

반석천변 걷기. 힘들지 않고 상류까지 갈수 있었다. 참새가 방앗간에 들리듯 라 프레즈에 와서 커피 대신 따뜻한 한방레몬차를 주문한다. 야외는 이미 햇볕 가득하지만 실내 에어컨을 피해 야외의자에 앉는다. 점점 더워지고 있다. 

집에 가서 책이나 영화볼까 하는 마음, 이까지 왔는데 좀더 있다가 로컬푸드매점에 들렸다 버스타고 갈까 하는 마음. 그러다 그냥 걸어왔다. 만걸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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