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책 이야기

일시적인 경험을 신경계의 지속적인 변화로 바꿔야한다

이춘아 2023. 9. 7. 16:59


릭 핸슨, 포러스트 핸슨, [Resilient: 12가지 행복의 법칙](홍경탁 옮김), 위너스북, 2019.

“저자 릭 핸슨은 신경심리학자이면서 동시에 수십 년째 명상을 지도하고 있는 명상 전문가다. 명상은 신비로운 체험을 위한 종교적인 수단이 아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 누구나 운동해야 하듯이 마음의 건강을 위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 명상이다. 전통적인 명상 훈련법을 뇌과학과 심리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12가지 주제에 따라 정리해놓은 훌륭한 안내서다. 이 책의 원제는 [회복탄력성: 결코 흔들리지 않는 평온함과 강인함과 행복감을 기르는 법 Resilient: How to Grow an Unshakeable Core of Calm, Strength, and Happiness]이다. 평온함과 강인함과 행복감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한 덩어리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지닐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 곧 회복탄력성이다. 저자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강력한 회복탄력성과 흔들리지 않는 행복감을 길러갈 수 있을 것이다.“                                                            
- 김주환 연세대학교 교수, [회복탄력성]의 저자


(13~17쪽)
나는 1970년대에 감수성 훈련인 인간 잠재력 운동 human potential movement을 시작했다. 그리고 임상심리학자로 일하지만 줄곧 뇌과학과 마음 챙김 훈련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 책은 사람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현재의 어려움에 맞서 이겨내며, 밝은 미래를 건설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얻은 깨달음을 정리한 것이다. 

심리학과 의학에는 한 가지 기본 개념이 있다. 우리가 가는 인생의 길이 불과 세 가지 이유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어떻게 역경에 대처하는지, 어떻게 약점을 보호하는지, 어떻게 자원을 증가시키는지가 그것이다. 각각의 이유가 그 사람의 세계, 마음, 몸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들을 조합하면 인생을 개선하는 방법은 모두 아홉 가지이다.  모두 중요하지만 마음의 자원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우선 마음의 자원이 성장하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몸이나 세계를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마음은 다르다. 마음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늘 함께 하기에 큰 영향력을 가지게 마련이다. 세계와 타인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며 때로는 자신의 몸조차 의지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신경계에 각인된 튼튼한 내면의 힘은 언제든 의지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내면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다룬다. 

결단력이나 자존감, 친절 같은 마음의 자원은 우리가 역경에 대처하고, 기회를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키워준다. 회복탄력성은 우리를 상실과 상처에서 회복할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제공한다. 진정한 회복탄력성은 행복과 사랑, 평화에 깔린 웰빙(건강하고 편안한 느낌)을 키워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웰빙의 경험을 내면화할수록 내면의 힘이 강해지고 그로 인해 회복탄력성이 더 향상한다는 것이다. 즉 웰빙과 회복탄력성은 선순환을 일으킨다. 

핵심은 일시적인 경험을 지속적인 뇌의 내부 자원을 바꾸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것이 긍정적인 신경가소성positive neuroplasticity이며, 이 신경가소성을 이용해 웰빙의 회복탄력성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보여줄 것이다.  마음을 개선한다는 것은 뇌를 개선한다는 뜻이다. 뇌는 경험을 통해 학습하면서 스스로 끊임없이 개조해나간다. 뇌에 있는 회로circuit를 반복해서 자극하면 그 회로는 강해진다. 따라서 침착하거나 열정적인 태도를 기르는 방법도 다른 것을 배우는 방법과 근본적으로 같다.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적 자원을 두 단계로 개발한다. 첫째, 우리가 키우고 싶어 하는 감사의 마음과 사랑받는 느낌 그리고 자신감 등을 경험해야 한다. 둘째, 일시적인 경험을 신경계의 지속적인 변화로 변환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치유나 성장, 학습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순히 유용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유용한 경험을 많이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뇌에서 낭비될 뿐이다. 다행히 약간의 노력만으로 뇌에 지속적인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대부분 일상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을 소개할 것이다. 

복잡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뇌가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매번 1분 이하의 시간을 써서 하루에 여러 번씩 회복탄력성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이는 일시적인 응급조치가 아니다. 근육을 기르는 것처럼 뇌도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시간을 들여 조금씩 여러 번 쌓아가는 것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인생은 여행이라는 말은 분명한 사실이다. 머나먼 길을 가려면 여러 자원과 도구가 필요하기에, 지금까지 나는 최선의 자원과 도구에 관해 말해왔다. 이제부터 이러한 내면의 힘을 키우고 이를 이용해 각자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그러면 자신에게는 물론 다른 삶에게도 많은 것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욕구가 있다.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와 걱정이 찾아오고, 화를 내거나 상처를 받아 삶의 질이 떨어진다. 그런데 회복탄력성이 향상하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욕구를 해소할 능력이 올라가 삶의 질이 높아진다. 

모든 사람에게는 안전, 만족, 교감이라는 세 가지 기본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는 진화의 역사에 따라 발전해놨다. 지난 20만 년 동안 환경은 어마어마하게 변화했지만, 우리 뇌는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 선조들이 주거할 곳을 찾아 안전 욕구를 해소하고, 음식을 구해 만족 욕구를 해소하며,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여 교감 욕구를 해소하게 했던 신경 기제가 오늘날까지도 뇌에서 활동한다.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보는 인식, 자신에게 공급되는 자원, 생각이나 감정, 행동 등을 바로 잡는 조절, 타인을 비롯한 더 넓은 세상과 맺는 관계 등이 바로 그 방법들이다. 욕구를 충족하는 이러한 네 가지 방법을 세 가지 기본 욕구에 적용하면 열두 가지 주요 내적 힘이 도출된다. 

열두 가지 힘은 각각 이 책의 장을 구성한다. 


우리는 이러한 심리적인 자원을, 마치 길을 걷듯이 단계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첫걸음은 연민, 그중에서도 자신을 향한 연민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깊은 욕구를 인식하고 그 욕구를 해소하려는 마음이 반드시 생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의 끝은 관용이다 자기 안에서 선이 성장할 수록 남에게 베풀기 때문이다. 

이러한 힘을 키워 회복탄력성이 강해지면 불안, 좌절, 실망, 분노, 외로움, 상처, 후회를 덜 느낀다. 그리고 밀려오는 인생의 파도를 우리 존재의 중심에 있는 평화, 만족, 사랑으로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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