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호, [그 해 봄 날], 한길사, 2021(2020 초판)
(52~ 57쪽)
지금 인간들의 공동체가 생존하느냐 공멸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서 있다. 평화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슬로건이 아니다. 인류를 살리는 구체적인 대안은 오직 평화다. 평화는 생명이다. 절대의 명령이다. 생(生)은 명(命)이다!
씨알의 바탕이 평화요, 평화의 열매가 씨알이다. 씨알의 목적은 평화의 세계 이외에 있을 수 없다.
함석헌 선생은 “ 이 긴장 속에서, 이 전쟁의 위협 속에서만 평화운동은 가능하다”고 말씀했다. “평화의 나라에 평화운동 있을 수 없다”고 말씀 했다.
“평화는 전쟁의 불꽃 속에서 피는 꽃이다. 삶은 죽음 속에서만 나오고, 기쁨은 근심 걱정 속에서만 나오고, 사랑은 미움과 싸움의 끝에서 나온다. 생명이 가는 길은 처음부터 언제나 그러했다. 늘 불가능의 가능이다. 삶이란 하나 밖에 없는 유일의 길이요 운동이다. 그러므로 대도다. 대도가 곧 평화의 길이다. 여러 운동 중에 평화운동이 따로 있고 여러 길 중에 평화의 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삶의 꿈틀거림이 곧 평화운동이요, 평화의 길이다.
평화운동은 전체 의식 없이는 될 수 없다. 이제라도 민족이 다시 통일되려면 이데올로기라는 가면을 쓴 집단주의를 물리쳐야 한다 고. 그러려면 남과 북의 민중 속에 강한 전체의식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평화운동은 정신운동이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다. 오직 하나이기 때문에 하기만 하면 반드시 사는 길이다.
인간이 가야 할 길은 단 하나
영원한 님의 가슴으로
뛰어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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