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기획하고 신아출판사에서 발행한 시리즈,2016
1권 : 출생 유년, 학교생활, 직업, 군대, 결혼, 자녀, 생계, 부모님, 형제, 이웃, 친구, 노년 등 인생 단계(유대관계) 중심
2권 : 라디오, 책, TV, 학교, 신발, 옷, 집, 자동차, 냉장고, 전화기, 자전거, 우물 등 생활에 관계된 추억의 사물 중심
3권 : 사랑, 행복, 슬픔, 추억, 우정, 배신, 두려움, 기회, 실패, 분노, 기쁨, 선택 등 살면서 느끼는 감정 중심
4권 : 일제 강점기, 해방, 6.25전쟁, 피난, 전후 기근, 5.16, 70년대 경제성장기, 80년대, 88올림픽, IMF경제 위기, 2002 월드컵 등 살아온 시대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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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의 예는 다음과 같다.
노년
유명 작가의 글을 보며 자신의 삶을 글로 써 보세요.
노년 1
나이가 들면 좋은 점은 생활이 단순해진다는 것이다. 책임도 의무도 줄어든다. 시간이 늘어나고 인내심이 많아지고 감정이 섬세해진다.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불어난 시간에 하나씩 해 보는 재미를 누리는 것도 좋다. 여행을 하고 글을 쓰거나 악기를 배워도 좋으리라. 더디 진도가 나가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 나는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뜰 때마다 신기하다. 주위에는 밤에 자다가 세상을 떠난 동창이나 선후배가 많다. 나 또한 내일이 반드시 예약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와!' 눈떴구나! 하하하' 하고 쾌재가 터져 나온다. 그 순간의 찰나적인 신비감이라니!
젊을 때는 이런 신비비감을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 그때는 아침마다 기계적으로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나에게 남은 생물학적 여명이 적다는 데서 오는 하루하루의 희열감에 매일 아침이 행복하다. 이것도 나이가 든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다. 일본 시인 이싸의 하이쿠다.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 물리다니!"
딱 내 심정이다.
이근후,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갤리온
노년 2
오늘날 우리들이 산다는 것은 고향 버림으로 얻은 특건이다. 옛 땅, 옛 집을 내팽개치고 옛 피붙이들을 몰라라 하고 가까스로 따낸 시디신 능금 같은 것, 그게 우리들 삶이다. 그러느는 사이에 고향은 피폐폐해 갔다. 우리 스스로 기른 것이 아닌 소를 팔아서 공부했다. 우리들이 절대로 거기 묻힐 마음을 품어 본 적이 없는 땅을 헐값으로 팔아 치어서는 새 살림을 장만했다. 우리가 거둔 약간의 새것은 우리들이 옛것에등을 돌림으로써 손에 쥔 것들이다. 그리고 그 등 간지러움, 차마 돌아설 면목이 없는 그 등의 스물거림을 향수려니 하고 헛짚었었다.
김열규, [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 제삼기획
노년 3
내 기억이 더 쇠진해지기 전에 살아온 날을 회상하고 싶어졌다. 비록 하찮은 낙서이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달래 주던 기록들은 허구한 날 쫓기고 시달림을 당하는 통에 찢기고 빼앗기고 불태워졌다.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깝고 돌이킬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실은 그래서 쓴다는 것을 체념했었다. 다시는 한 줄도 쓰지 말아야지지, 하면서 때론 허탈해 하고 때론 시간의 흐름에 덧없어앴다. 그래가끔씩 책상머리에 앉ㅇ아 보기도 했다. 하지만 가슴을 메우는 사연들은 다만 슬픈 한숨으로 흩어질 뿐 한 토막도 남겨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독백이 이토록 간절해진 것은 나이 탓일까?
잊은 채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처절해서일까까? 아니면 나를 외면한 세월을 향한 분노와 절망, 고통 때문일까? 아무래도 좋다. 실의를 딛고 일어서 남은 시간을 홀로 웃고 눈물 흘리면서, 내 생을 다시는 잃지 않고자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한다. 어느 누구에게 읽히고자 함이 아니라 지나온 내 삶을 한번 훑어보는 심정으로, 훗날 내 딸과 손자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깃거리로 여기면서..... 부족한 표현, 연월일도 잊어버린 채 던져진 추억들을 다시 모아 떠오르는 대로, 느낌이 솟구치는 대로 적어 보련다. 안타깝게 흘러간 시공을 메우고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이 시간이 나에겐 큰 보람이 되고 있다.
이숙의, [이 여자, 이숙의], 삼인출판사
글을 쓰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물건들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환갑잔치, 칠순잔치, 팔순잔치를 한 적이 있나요?
노년의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있나요?
요즘의 일상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손주들의 어떤 재롱에 재미가 있나요?
배우자와 여생을 함께 하고 있나요?
최근에 고향을 가 본 적이 있나요?
노년이 되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가슴 아팠던 친구나 지인의 죽음이 있나요?
혹시 유언장을 미리 써놓았나요?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났으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자식들이 어떻게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있나요?
내 인생이 어떻게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있나요?
내 인생이 어떻게 마무리되었으면 하고 바라나요?
여행, 정리, 효도, 건강, 등산, 향수, 옛친구, 다음 생, 피붙이, 그래도 희망, 사랑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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