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고 싶은 글을 써주어 고맙다.
이렇게 글을 쓰는거야,를 보여준
박성옥의 첫번째 책 [대중지성,소세키를 만나다]에서 발췌했다.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자기 삶의 현장과 연결시켜 글을 쓰라는 과제였다. 텍스트를 요약정리하지 말라. 주자가 쓴 책을 내 삶과 연결시켜 고민한 흔적을 써라. 연암과 스피노자를 횡단하면서 자신의 질문을 찾아라. 들뢰즈와 장자를 접목시켜 새롭게 사유한 것을 써라. 그야말로 철학, 역사, 인륙학, 생물학, 의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경계없이 남나드는 글쓰기였다.
너의 생각이 어디에 들어 있느냐, 너의 현장에서 고민하고 깨달은 것이 무엇이냐. ..
글쓰기는 정직하게 자신과 대면하는 일이다. 글쓰기는 자기를 변화시키는 사유의 힘을 기르는 수련이다. 글쓰기로 삶을 다르게 구성하고 가치를 생성할 수 있어야 자기 극복이 된다. ..
심연의 밑바닥에서 솔직하게 삶을 마주해야 한 줄이라도 글을 건져 올릴 수 있다. 이 단순한 진리를 몸에 익히는 게 지금도 힘들다.
글쓰기만 이럴 것인가. 삶의 마디마다 자의식의 우물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일은 더없이 많다. 나쓰메 소세키가 내게 각별하게 다가온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
일본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개화의 급물살을 탔다. 신분제 질서가 무너지고 시민사회로 이행하는 변화에서 소세키는 낱낱이 파편화되는 개인을 발견했다. 그들의 내면은 불안했고 고독했다. 불안의 근저에는 비대해져 가는 자의식이 있었다. 끝없이 타인을 의식하고, 비교하고, 경쟁하는 자본주의형 인간의 탄생이었다. 소세키는 근대인이 겪는 불안과 고뇌를 작품에 담았다.
이 책은 ‘대중지성 글쓰기’를 선보이는 실험이다. 교양과 취미로 책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 식으로 책을 해석하고 나만의 언어 만들기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대중이 글을 생산하는 지성의 주체가 되어 더 좋은 세상을 열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작가라야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쓰면 작가가 된다.
- 박성옥, [대중지성, 소세키를 만나다], 책머리에서
://bookdramang.com/2228
작가 인터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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