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2
어제는 겨우내 땅에 묵혀두었던 돼지감자를 캤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많이 나오고, 많이 나올 법한 곳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아 두더지가 가져갔나 싶을 정도입니다. 씻어서 편으로 잘라 말립니다. 한 해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입니다. 일년 마시게 될 차로 사용됩니다. 돼지 감자가 어디어디에 좋다고는 하나 심기 어려운 것이 땅을 일년 내내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감자는 봄에 심어 여름에 캐고 배추를 심거나 하여 땅을 이모작 할 수 있습니다. 돼지 감자가 심겨진 땅은 오로시 그 자리를 차지할 뿐 아니라 번식 확산이 잘되어 다른 땅도 금방 침범됩니다. 해바라기 처럼 키도 크고 꽃도 해바라기보다는 작지만 비슷한 모양의 노란 꽃입니다. 가을에 캘 수도 있지만 겨우내 묵혀 봄에 캐면 단맛이 좋다고 하여, 이맘 때 돼지 감자 캐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일부는 밥에 얹어 해먹었는데 감자보다 훨씬 단맛이 있습니다. 물론 감자와 돼지감자는 과가 다르다고 합니다만, 먹을 것이 궁해지는 봄에 식량으로 도움되었을 것 같습니다. 흙이 많이 붙어 있어 씻어내고 사이사이 홈에 박힌 것을 칫솔로 닦아내는 게 공이 많이 들어갑니다. 어느 정도 말려지면 팬에 여러 번 덖어내야 합니다. 매일 차로 일년 먹을 거라 생각하면 공을 들여야하는게 당연하겠지요.
2020.3.14(토)
혹시나 하고 돼지감자밭을 더 파 보았습니다. 역시 지난번에 흘려보내고 난 곳에서 자꾸 나옵니다. 땅 상당히 아래쪽에서도 나왔습니다. 몇년전만해도 영양가 없어 보였던 흙인데, 돼지감자가 뿌리를 깊이 내리면서 흙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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