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 [중용 인간의 맛](2011, 통나무)
중용 독송 (1~10)
1. 천명
천이 명하는 것, 그것을 일컬어 성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 그것을 일컬어 도라 하고, 도를 닦는 것, 그것을 일컬어 교라고 한다. 도라는 것은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도가 만약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보이지 않는 데서 계신하고 들리지 않는 데서 공구한다. 숨은 것처럼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미세한 것처럼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있음을 삼가는 것이다. 희노애락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상태를 중이라 일컫고, 그것이 발현되어 상황의 절도에 들어맞는 것을 화라고 일컫는다. 중이라는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라는 것은 천하사람들이 달성해야만 할 길이다. 중과 화를 지극한 경지에까지 밀고 나가면, 천과 지가 바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고, 그 사이에 있는 만물이 잘 자라나게 된다.
2. 시중
중니께서 말씀하시었다 ᆢ
군자의 행위는 중용을 지킨다. 그러나 소인의 행위는 중용에 어긋난다. 군자가 중용을 행함은 군자다웁게 때에 맞추어 중을 실현한다. 그러나 소인이 중용을 행함은 소인다웁게 기탄함이 없다."
3. 능구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중용이여, 참으로 지극하도다! 아~ 사람들이 거의 그 지극한 중용의 덕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못하는구나!"
4. 지미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도가 왜 행하여지고 있지 않은지, 나는 알고 있도다. 지혜롭다 하는 자들은 도를 넘어서 치달려 가려고만 하고, 어리석은 자들은 마음이 천한 데로 쏠려 미치지 못한다. 도가 왜 이 세상을 밝게 만들지 못하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도다. 현명한 자들은 분수를 넘어가기를 잘하고 불초한 자들은 아예 못미치고 만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마시고 먹지 않는 자는 없다. 그러나 맛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5. 도기불행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 진실로 도가 행하여지질 않는구나!"
6. 순기대지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순임금은 크게 지혜로우신 분이실진저! 순임금께서는 무엇이든지 묻기를 좋아하셨고 비근한 말들을 살피기를 좋아하셨다. 사람들의 추한 면은 덮어주시고 좋은 면을 잘 드러내주시었다. 어느 상황이든지 그 양극단을 모두 고려하시어 그 중을 백성에게 적용하시었다. 이것이 바로 그 분께서 순이 되신 까닭이로다!"
7. 계왈예지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고 순임금처럼 지혜롭다고 말하는데, 나를 휘몰아 그물이나 덫이나 함정 속으로 빠뜨려도 나는 그것을 피하는 방법도 알지 못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가 지혜롭다고 말하는데 나는 중용을 택하여 지키려고 노력해도 불과 만 1개월을 지켜내지 못하는구나!"
8. 회지위인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안회의 사람됨이란, 항상 중용을 택하되 하나의 선한 일이라도 깨닫게 되면, 그것을 진심으로 고뇌하면서 가슴에 품어 잃는 법이 없었다."
9. 백도가도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천하국가란 평등하게 다스릴 수도 있는 것이다. 높은 벼슬이나 후한 보록도 거절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서슬퍼런 칼날조차 밟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용은 능하기 어렵다."
10. 자로문강
자로가 강에 관하여 공자님께 여쭈었다. 공자께서 대답하시었다: "그대가 묻는 것이 남방의 강을 가리키는가? 북방의 강을 가리키는가? 그렇지 않으면 그대 자신이 지향하는 강을 가리키는가? 너그러움과 유순함으로써 가르쳐주고, 무도함에 보복하지 않는 것이 남방의 강이니, 군자가 이에 거한다. 병기와 갑옷을 입고 전투에 임하여 죽더라도 싫어하지 않는 것은 북방의 강이다. 네가 말하는 강자는 결국 여기에 거하겠지. 그러므로 군자는 화합하면서도 흐르지 않으니, 아~ 그러한 강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가운데 우뚝 서서 치우침이 없으니, 아~ 그러한 강함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나라에 도가 있어도 궁식한 시절에 품었던 지조를 변하지 아니 하니, 아~ 그러한 강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나라에 도가 없어도 평소에 지녔던 절개를 죽음에 이를지언정 변치 아니 하니, 아~ 그러한 강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문화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용 독송 21~33장 (0) | 2020.03.18 |
---|---|
중용 독송 11~20장 (0) | 2020.03.18 |
중용 필사 (0) | 2020.03.18 |
낭독 섬 (0) | 2020.03.15 |
낭독 바느질 (0) | 2020.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