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전탑의 고장을 아시나요

이춘아 2021. 1. 21. 12:24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권, 1997.


- 영남답사 일번지, 안동을 중심으로 한 북부 경북, 낙동강 반변천의 푸른 물줄기를 따라 안동, 영양, 봉화 땅을 누비면서 북부 경북지역을 순례하자면 낮은 언덕을 등지고 기품있게자리잡은 반촌이 처처에 보인다. 퇴색한 고가와 재실, 운치있는 누정과 늠름한 서원
- 위르겐 하버마스 1996년 한국방문, “한국사회에는 불교가 갖고 있는 도덕적 순수성과 유교가 지닌 공동체 지향적 윤리의 전통이 있습니다. 이것을 결합시킨다면 한국사회는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유홍준 왈, “내가 남도답사 일번지에서 느낀 귀한 감정이란 따뜻한 고향의 품, 외갓집을 찾는 편안함, 정겨운 이웃과 함께하는 친숙함이었다. 이에 반하여 영남답사 일번지라 칭할 북부 경북의 안동문화권에서는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지적인 엄숙성, 전통의 저력, 공동체적 삶의 힘 같은 것을 절절히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남도답사 일번지는 화려한 원색의 향연을 벌이는 화창한 남도의 봄과 어울릴 때 제격이었듯이, 영남답사 일번지는 처연한 만추의 안동을 찾았을 때 더욱 깊은 감회를 새기게 된다. 
- 신라탑의 출발점, 탑리 오층석탑(경북 의성군 금성면), 목탑과 전탑의 혼합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탑은 이후 신라 석탑의 청사진이 되었다
- 빙계계곡 빙산사터 오층석탑, 의성 탑리 오층석탑을 본받았지만 생략이 많고 약간 둔중한 느낌이 있다. 그러나 빙계계곡의 봉우리들과 어울려 아늑하고 경쾌한 맛을 준다
- 의성 농산물 자랑: 의성은 경상북도의 최고 중앙에 있어 의성 북쪽을 북부 경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의성의 특산품으로는 마늘, 작약, 감을 들 수 있다. 의성 마늘은 사곡면 일대 품질이 좋음. 탑리 오층석탑이 있는 금성면과 사곡면 경계지역에 금성산이 있는데 금성산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화산분화구가 남아있어 화산재가 토양을 형성한 사곡면 마늘에는 벌레가 없고 거기다 안동댐 조성 이후 경북에서 가장 추운 곳이 되어 한지형 마늘의 대표적 생산지. 사곡 마늘은 향기가 높고, 매운맛이 강하고, 즙액이 많다. 한국에서 작양기 제일 많이 재배되는 곳. 꽃 피는 5월이면 의성 땅 곳곳에 작약꽃이 환하게 핀다. 사곡에서 본래 유명한 것은 감. 사곡시는 엿날엔 진상품. 사곡시에는 씨가 하나도 없고, 첫서리가 내리기 전 배꼽이 붉어질 때 따서 비닐봉지에 밀봉한 뒤 장독에 넣어 땅에 묻었다가 12월 말쯤에 먹으면 단감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단맛 개운한 맛이 있다. 토종 사곡시의 멸종 우려된다 .
-망호리 소호헌(안동시 일직면), 사랑채와 누정의 기능을 복합시킨 낭만적인 건축으로 구조와 건축적 기교가 뛰어나 보물 제475호로 지정)
- 소호헌 인근 동성마을 대구 서씨, 영양 남씨, 한산 이씨, 개천 하나를 두고 노론과 남인 마을로 갈라서 있다. 
- 혼반, 한산 이씨가 하회 류씨와 연을 맺으면서. 안동의 양반들이 양반의 체통과 품격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어떤 면에서는 가장 중요한 형식이었다. 한 동네에서 세 집안이 내세우는 자랑과 긍지가 다르다. 하나는 벼슬, 하나는 의병, 하나는 학문. 안동 지역에서 벼슬보다 학문, 학문보다 지조를 더 높이 치는 경향이 있다. 
- 조탑동 오층전탑(일직면 조탑리), 오층전탑은 전탑의 고장 안동의 상징.. 임청각 옆에 있는 법흥동의 칠층전탑과 함께 이 지역의 고집스러운  ‘전통고수의 전통’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통일신라 시대에 전국이 화강암 삼층석탑을 취하고 전탑이나 모전석탑은 버렸을 때 이 니껴형 북부 경북에서는 오히려 전탑을 발전시켜 우리나라 탑파의 역사에서 별도의 한 장을 만들게 했으니 그 고집으로 문화의 다양성이 확보되었다는 것은 오늘날 지방문화의 창달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 [몽실 언니]의 권정생 아저씨 (1936~2007)
- 안동역 동부동 오층전탑, 안동역 한쪽 천덕구리처럼 처박혀 있지만 통일신라시대에 전탑의 전통을 견지했던 안동의 저력이 엿보인다. 옛날 법림사가 있는 자리로 당간지주와 함께 이 전탑이 하나 남아 있다
- 법흥동 칠층전탑(국보)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이 벽돌탑은 높이 17.2미터로 앞으로 철둑, 뒤로는 양반집을 두고 있다.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천년을 두고 건재한 이 탑은 옛 건축의 트실한 시공을 묵언으로 증언해준다
- 임청각 군자정, 고성 이씨 종택. 법흥동 임청각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살림집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철도 부설 때 50여 칸의 행랑채와 부속건물을 철거당하고도 이러 ㄴ규모를 보여주는 99칸 집이었다. 쓸 용 자형으로 반듯하게 구성된 이 양반집은 살림채, 사당, 별당(군자정)으로 구분되고 살림채는 또 안채, 사랑채, 행랑채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복잡한 구성과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마당의 운용이 탁월하여 다른 댁닷집에서 느끼던 숨막힐 듯한 답답함이 없다. 법흥동 고성 이씨 동성마을
- 임동면 박실 태생의 류안진이 쓴 ‘안동’ ([누이], 세계사, 1997)

   어제의 햇볕으로 오늘이 익는
   여기는 안동
   과거로서 현재를 대접하는 곳
   (...)

   옛 진실에 너무 집착하느라 
   새 진실에는 낭패하기 일쑤긴 하지만
   불편한 옛것들도 편하게 섬겨가며
   차말로 저마다 제 몫을 하는 곳

   눈비도 글 읽듯이 내려오시며
   바람도 한 수 읊어 지나가시고
   동네개들 덩달아 댓귀 받듯 짖는 소리
   아직도 안동이라
   마지막 자존심 왜 아니겠는가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형님, 음복까지는 제사요!  (0) 2021.02.04
니, 간고등어 머어봤나  (0) 2021.01.21
저문 섬진강에 부치는 노래  (0) 2021.01.21
노르웨이 fossli hotel  (0) 2020.12.10
정원, 뿌리깊은나무  (0) 202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