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하는 느낌을 좋아해요

이춘아 2021. 8. 7. 10:46

2021. 8.7 토

이르게 산책 나왔더니 빵집이 8시 되어야 문을 연다.  카푸치노와 스콘 하나 시켜 야외의자에 앉았다. 

어제는  끌로드 를루슈 감독의 날이었다. 우연한 검색에서 걸려드는 영화에 스토리가 실린다. [ 남과 여 ᆢ 여전히 찬란한] 이라는 노년영화를 보겠다고 저장해두었다가 어제 보기 시작했다. 영상에 [남과 여] 음악이 나오길래 남의 영화 배경음악을 이렇게 사용할수는 없는데, 하면서 다시 보니 같은 감독, 같은 배우들이 50년의 간격을 두고 찍었다. 

 끌로드 를루슈(Claude Lelouch, 1937년생) 프랑스의 영화감독, 각본가, 촬영기사, 배우, 영화제작자. 13세때 단편영화 만든 신동. 800편의 단편 촬영. 첫번째로 제작한 장편 영화는 1960년의 [인간 고유의 것]. 1965년 제작한 [남과 여]는 1966년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 1981년의 뮤지컬 영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는 명작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클로드 를루슈는 즉흥적인 대화에 기반하여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영화는 멜로드라마틱한 제재를 색채와 음악, 예각적인 화면구성으로 독특한 영상의 세계를 형성하였다고 평가받는다.(위키피디아)

남과 여, 영화를 검색하니 어디에도 없어 유튜브에서 2분 짜리 영상이라도 보면서 예전에 보았던 장면을 기억에서 끌어 올렸다. 

그러다 남과 여, 아무르, 두 영화를 재구성한 30분짜리 유튜브를 보았다. 편집도 자막도 나레이션도 아주 잘 제작한 유튜브이다. 작자미상, 이라는 이름의 제작사이고 제목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아무르 남과여] 리뷰' 이다. 동영상 편집을 배우고 나니 이런 유튜브가 예사로보이지 않는다. 

[남과 여 ᆢ 여전히 찬란한](2019)을 보고 난 후 를루슈감독이  9.11 사건을 다룬 11분짜리 영상도 보았다. 검색하다보니 전에 인상깊게 본 영화 [ 레이디스 앤 젠틀맨](2002), [사랑이 이끄는대로](2015)도 를루슈감독 영화였음을 확인했다. 이어 사랑이 이끄는대로, 를 보았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은 다음 기회로. 

하루를 를루슈 감독의 영화에 빠져있었다. 오늘내일도 그럴것 같다. 이 감독은 남과 여로 시작하여 남과 여로 끝날것 같다. 사람 사랑 삶이 연결된다. 사람은 자신의 일로 먹고 사는 것같지만 모든것이 중단된 치매라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붙들고 있는 끈은 강렬했던 사랑의 느낌이다. 

[사랑이 이끄는대로]에서 남자 주인공이 말한다. 자기는 사랑하는 느낌 그걸 좋아하는것 같다고. 끊임없이 대상을  바꾸어가며 사랑을 하는 것도 그 느낌을 잃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걸 외적 조건으로 충족하지 못하면 추억으로라도 계속 이어가고 있게 된다. 

[남과 여 ᆢ 여전히 찬란한] (출연 장-루이 트린티냥, 아누크 에메, 2019년작)
헤어진지 50년 후, 각자는 그를 그녀를 가장 사랑했었다고 기억한다. 치매노인에게 남은 건 그녀에 대한 기억뿐. 아들이 그녀를 찾아 아버지를 만나주길 부탁한다. 그녀는 요양원 마당에 앉아 있는 그를 만난다. 그는 새로 오신 분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그녀는 대화를 건넨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의 목소리와 닮았다고 하고 나중에야 얼굴도 닮았다고 하며 사진도 보여준다. 치매 상황에서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녀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외 기억훈련을 위해 시를 외운다. 이 영화는 옛날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어서인지 66년작 [남과 여] 영상과 음악이 많이 삽입되어 그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회상을 하게 해준다. 나이 들어본 나의 소감은 ‘그렇다고요’ 이다. 

[사랑이 이끄는대로]( 2015년작, 감독 클로드 를루슈, 출연 엘자 질버스테인 장 뒤자르댕) 
인도를 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감독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그냥 끌려서 본 영화인데, 장면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었지만 그 장면이 이 영화였다고 생각도 못할 정도로 그냥 본 영화이다. 다시 본다. 내가 본 인도의 장면이라 더 친근하게 본다. 영적 지도자인 ‘아미’라는 분에게 나도 안겨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지난번에 볼 때는 그럴 생각도 못했었는데. ‘자애’라는 단어를 내 마음에 담아두고 있어서인지, 그 누구라도 그를 만나 그에게 안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여 항상 많은 사람들이 그를 영접하기위해 대기상태이다. 주인공 여성은 임신을 원했고, 주인공 남성은 두통이 사라지길 원했다. ‘아미’를 만나러 가는 여정에서 그들은 사랑이 이끄는대로 했고 각자의 소원도 해결되었다. 해피엔드. 몇 년 후 우연히 공항에서 만난 그들. 그녀가 낳은 아이는 그의 이름을 딴 ‘앙뜨완’. 파리의 세느강 가 배를 개조하여 만든 집에서 살고있는 그들을 그가 만나러 가는 것으로 끝난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제목을 왜 그렇게 붙였는지 알 것 같을 때가 많다.

2021.8.10 화

오늘 천변산책은 반석천 상류 커피집에서 진로를 바꾸어 양혜숙샘이 글로 쓴 적있는 '꾸드뱅'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야외는 없었고 실내 창가에 앉아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다. 나는 야외를 좋아하므로 앞으로는 늘 가던 곳으로 가게될 것 같다.

끌로드 를루슈감독의 [레이디스 앤 젠틀맨]을 어제 보았다. 배경음악으로 나온 'if you go way’가 계속 입에 맴돈다. 2002년 제작, 제레미 아이언스 패트리시아 카스 등 출연.

사랑이 흐르는대로에서는 인도를 배경으로, 레이디스 에서는 모로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남녀는 기억상실이라는 증세로 모로코에서 만난다.

남자는 신출귀몰 변장술 능한 보석털이. 요트를 타고 세계일주를 하다 기억을 잃고 모로코 해변에 상륙, 의사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유사한 증세의 여성이 뇌파검사를 하러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는 프랑스 호텔 바 등에서 노래를 부르다 실연의 고통으로 기억이 끊기곤한다. 모로코로 옮겨 호텔에서 노래 부르고있다. 그녀의 노래가 영화 전편에 끊임없이 흐른다.

이 영화는 제레미 아이언스의 멍때리기 표정을 아주오래 자주 볼수 있다. 그의 매력이 이랬었나. 몇년전에도 이 영화를 보았었는데, 이번에야말로 두 주연남녀의 표정에 감탄하고, 를르슈감독의 영화적 깊이에 매료된다.

최근 몇편 본 를르슈감독의 영화 중 이 영화가 마음에 든다. 65세에 만든 영화. 제레미 아이언스는54세때 이다. 꿈속에서의 장면과 현실이 교차되어 영화를 본 나도 어느 장면이 현실이었는지 구분이 잘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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