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걷기 위한 길, 걸어야 할 길], 비아토르, 2020. (14~ 19쪽) 베르나르 올리비에라는 고집쟁이 영감의 책을 읽었습니다. [나는 걷는다]라는 책 제목이 워낙 도발적이어서 손에 잡았는데, 책이 그려 내는 삶의 이야기가 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에 이르는 1만 2천 킬로미터의 실크로드를 걸었습니다. 그것도 60세를 넘긴 나이에 말입니다. 무모한 여정이었습니다. 그가 직면했던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육체적 고통, 강도, 강도와 다를 바 없는 군인과 경찰들, 질병, 외로움, 그리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 무엇이 그를 그런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내몰았다는 말은 적절치 않겠네요. 어떤 그리움이 그를 그 길로 소환했을까 묻는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