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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후예들

나희덕, “소로에게 보내는 다섯 번째 편지,” [녹색평론]181호 (2021년 11~12월). (200~ 202쪽) 당신이 세상을 떠난 후 헨리 솔트라는 한 영국인은 당신의 전기를 쓰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거나 편지를 주고받으며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헨리 솔트는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개혁 운동가이자 저술가인데요. 그는 당신으로부터 사상적 영향을 받아 생태주의자, 채식주의자, 사회주의자로서 추월주의운동을 계승해나갔습니다. 그가 쓴 당신의 전기는 무려 18년 동안의 집필과 수정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당신의 삶이 이렇게 기록되고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애정 어린 노력 덕분이었지요. 헨리 솔트는 1929년 마하트마 간디에게도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물었습니다. 그 편지에..

참깨 세 근

김호석, [모든 벽은 문이다], 도서출판 선, 2016. (56~ 58쪽) 나는 초상화 작업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작업을 한다. 나는 지조와 절개를 지킨 의인, 외길로 뜻을 이룬 사람으로 존경하는 마음과 미술사적 도전 등이 아니면 붓을 들지 않는다. 먼저 진영 작업은 무엇보다 대상자에 대한 접근이 자유로워야 한다. 대상에 대한 관찰의 힘도 중요하지만 특징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대상자만의 특정 요소를 포착하는 것은 화가의 몫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삶에 투철하고 자신만만함이 없으면 모든 것을 개방하지 않는다. 화가는 인물의 겉모습보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정신과 섬세한 감정의 떨림까지 간파하고자 한다.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과거의 사진만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되면 한계가 명확하다. 다음으로 진영 ..

가지찜

대학교 3학년 때 첫 자취를 했다. 해준것 먹어만봤지. 이제 내가 뭘 해야한다는 두려움 없이 시작한 자취생활. 코펠을 사서 자취집 마당에 석유곤로를 놓고 처음 한것이 가지찜이다. 조갯살이 들어가야하는데, 조개는 커녕 어찌어찌 해먹기 시작한게 가지가 많이 나오는 이 맘때 하는 특식 연례행사가 되었다. 결혼하고 살림집이 직장 가까이 있을 때였다. 진해사는 동생네가 대합을 보내주는 날은 가지찜을 많이해서 직장사람들도 와서 먹었다. 얼마전 돼지안심을 넣고 했다. 부족한 뭔가 있었다. 며칠 후 가지를 또샀다. 냉동실 한구석에 조개가 있길래 돼지안심과 함께 속을 만들었더니 확실히 달랐다.

마음숲밭 2024.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