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29 오늘부터 다시 며칠 간 긴 비 예상
천변으로 내려가니 한 남자가 자전거에 아이를 태우고 있다. 50년 이전으로 소환되는 기억 하나.
초등4학년에 자전거를 배웠다. 당시만해도 아이들은 어른 자전거를 탔다. 심지어는 짐 자전거로도. 나 또래 아이들은 자전거 안장 아래 삼각형에 다리를 넣어 옆으로 탔다. 나도 페달에 발이 끝까지 닿지 않았으므로 페달이 올라오면 발로 차는 방식으로 자전거를 탔다. 자신감이 붙은 어느 날 네 살 아래 남동생을 뒤에 태우고 탔다. 동생을 태우고 자전거를 밀면서 올라 탈 정도의 힘은 없었기에 내가 먼저 출발하면 동생이 달려와 뒷자리에 올라 탔다.
시골길이지만 차가 가끔 지나가는 길이었다. 멀리서 차가 오는 것 같으면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 동생은 뛰어와 뒤에 타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꼬맹이 둘이서 찻길에서 자전거를 탔던 것이다. 밥 먹을 시간에 어른들의 눈도장 찍기만 하면 될 때였으니 가능했다.
중학교1학년때 키가 138센티로 작은 편이었다. 초등4학년 때는 훨씬 작았을테고 더 작았던 남동생. 둘이 자전거를 타며 신작로 길을 달렸던 그 해방감과 자랑스러움이 천변 길 걷고있는 67세 코끝에 날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