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책 이야기

낭독의 발견 2ᆢ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이춘아 2023. 11. 8. 10:03

* '낭독의 발견'은 2020년 서초여성가족플라자에서 책소개를 의뢰하면서 시작되어 2022년까지 총14회 진행되었습니다. 시나리오 원고와 제작된 유튜브를 올립니다. ㅡ이춘아

<낭독 주요내용>
- 책 선정 사유 및 소개
- 주요부분 발췌하여 낭독
- 낭독 소감과 책이 주는 의미

책 표지



낭독 시나리오 (5분~8분)

- 책선정 이유 (2:38)

<낭독의 발견> 두번째 시간입니다.  선정된 책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입니다.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 리듬’  부분을 발췌하여 낭독하도록 하겠습니다. ( JTBC가 3년전 <고전적 하루>라는 ) 한 방송사의 인터뷰에서 손열음이 말한 대목이 깊이 마음에 와닿아 있었습니다. 
"리듬이란 음을 쪼개고 쪼개고 난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라고 한 부분입니다. 

(음 하나하나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나지만 그 소리에 담겨있는 감정의 색깔은 그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숨을 멈추게 하는 음의 긴장감 역시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 라는 생각에 미치자 세상의 모든 것이 공간이 만들어내는 리듬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2015년에 발간된 이 책은 그 당시 재미있게 읽고는 잊고 있었던 것인데 찾아보니 ‘리듬’에 관한 글이 있었고, 제목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 리듬’ 이었습니다.  애초에 다른 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만,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우울해진 마음에 리듬을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비대면의 생활 속에서 나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것. 그 움직임이 소중해졌습니다. 손열음이 말하고 있는 리듬을 그의 글을 통해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묵직한 발걸음 대신에 스타카토의 발걸음. 피아노 건반을 종횡무진하는 손열음의 연주처럼,  우리들의 생활 속에 리듬으로 만들어내면 삶이 훨씬 풍요롭고 명랑해질 것 같습니다.  손열음의 글은 본인이 깊이 생각하고 실험해본 것을 설명해주듯 쓰여있습니다. 좋은 문장을 읽는다라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전달하고 싶은 열정으로 낭독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 낭독부분 발췌 (3~4분) 3:11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손열음,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e book, 51~54쪽)

내 리듬감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건 바로 이 점에서였다. 나는 분명 박자는 잘 맞추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사람을 움직이게 할 만한 리듬은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나도 폼 나는 리듬감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즉시 스스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다각도로 관찰해본 결과 찾아낸 나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내가 덜 쪼개고, 덜 채운다는 것이었다. 두 가지는 얼핏 반대의 개념처럼 들리지만 상응하는 맥락이다. 이런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여러 개의 작은 공을 속에 채워 넣어 만들어야 하는 아주 큰, 비닐로 된 공이 있다. 이 큰 공이 잘 굴러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속에 들어갈 작은 공이, 크기는 최대한 작고 수는 최대한 많아야 좋을 것이다. 이것들을 매우 촘촘히 채워 큰 공 속의 빈틈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매끄럽게 굴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채워야 할 큰 비닐공이 지름 1.5미터라면, 그 속에 농구공을 채워 넣는 것이 더 잘 굴러가겠는가, 테니스공을 채워 넣은 것이 더 잘 굴러가겠는가, 당연히 후자다. 농구공들 사이의 빈틈은 장애물을 만나면 쉽게 멈출 테니 말이다. 

테니스공으로 하나하나 채워 넣었다고 치자. 이 테니스공들은 하나하나 정확히 최대치로 부풀려져 완벽한 ‘구’를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라도 쭈그러져 있거나 설채워져 있다면 큰 비닐공의 형태 또한 일그러져, 굴러가다 말고 언젠가는 멈추지 않겠는가? 리듬이 바로 이와 같다! 최소단위를 쪼개어 가장 잘게 만든 다음, 최대치로 채워 긴장감의 연속성을 만들면, 비로소 리듬이 흥을 띠는 것이다. 

이것을 파악하고 난 다음부터는 생활 속에서 쉴 새 없이 손가락을 움직이고 발을 구르며 이 감각을 익히고자 했다. 밥을 먹을 때도 젓가락을 두들겨 가면서 리듬감을,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고 두드릴 때도 리듬감을 생각했다. 피아노 뚜껑을 닫고 그 위를 두들기며 리듬감을 느끼는 것에만 집중하는 연습도 많이 했다. 음악을 들을 때는 무조건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고 가끔씩 스텝을 밟아보거나 손으로 스윙을 만들어 보는 습관을 들였다. 그러나 실은 두번째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사안이었다. 
- 낭독 후 소감 및 감상평 (1~2분) 0:43

지난 시간에 낭독을 한다는 것은 깊이 읽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오늘 읽은 이 글은 손열음의 생각을 실천해보는 것에 방점을 두고자 합니다.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고 두드릴 때도 리듬감을 생각했다, 라는 것처럼요. 

우리들의 생활에 리듬을 주는 방식으로 톡톡 두드려보면서 손열음의 피아노곡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손열음이 연주한  슈만의 판타지 작품번호 17번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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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유튜브는 위 시나리오를 낭독한 것으로 서초여성가족플라자 잠원센터가 제작했다. https://youtu.be/jFjQSTV2BO8?si=ztzHUgVjJVPYJC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