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숙 김윤정, [친환경 음식백과], 담소, 2012(2011 초판).
(141~147쪽)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 때문에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미역과 김, 다시마가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인체에 흡수된 방사능 물질이 체내에서 축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요오드가 필요한데,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초류에 요오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초류에 들어 있는 k+(칼륨이온)는 알칼리성 건강식품이기 때문에 우리 몸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아 주고 베타가코틴은 항암효과가 있어 암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 준다. 또 식이섬유인 알긴산을 포함하고 있어 배변 활동을 활발히 하여 노폐물 배설을 돕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풍부한 칼슘은 골다공증과 노화를 막아 주고 풍부한 철분은 빈혈을 예방하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아주 좋다. 그래서 출산한 산모들이 미역국을 먹으면 몸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은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여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하고 타우린은 간 기능을, H요오드는 갑상선 기능을 향상시킨다.
김을 먹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라니 서양 사람들이 해초류가 얼마나 낯설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달라졌다.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후 해초류를 ‘seaweed’가 아닌 ‘sea vegetable’라고 부르면서 바다에서 나는 채소로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건강 성분으로 가득한 해초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요즘에는 포장도 간편하게 잘되어 있어 맛좋고 영양이 풍부한 데다가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곁들였다.
그러나 해초류 역시 해양오염을 피해갈 수는 없다. 최근 수온상승과 해양오염으로 인해 해초류의 생산량도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완전함을 담보할 수 없다. 환경 보호는 지구의 먼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닌, 지금 당장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김은 영양성분도 다양하지만 종류도 다양하다. 돌김, 재래김, 파래김, 파래돌김, 파래재래김, 파래자반 등 김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돌김은 구멍이 많고 표면이 거칠며, 재래김은 표면이 부드럽고 반질반질하다. 파래김은 푸른빛을 띠며 맛과 향이 좋은 파래를 김과 절반씩 섞은 김이다. 파래돌김은 파래와 돌김을 섞은 것이고 파래재래김은 돌김과 파래, 재래김을 섞은 것이다. 파래자반은 파래를 말린 것이다.
김은 보통 부유식과 지주식으로 생산된다. 부유식은 깊은 바다에 부표를 띄워 김발을 놓고 재배하는 방식이고 지주식은 바닷가에 지주를 박아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양식하는 방법이다. 대부분 생협의 김은 지주식으로 재배한다.
지주식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김이 물에 잠겨 바닷물에서 영양분을 섭취하고 물이 빠지면 햇볕을 보면서 광합성 작용을 하기 때문에 김이 계속해서 물에 잠겨서 크는 부유식보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더 풍부하다. 더군다나 부유식으로 생산되는 김은 윤기가 흐르게 하고 파래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하는 염산처리를 한다.
염산의 잔류 물질이 김에 남아 있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인체에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다. 또 부유식으로 생산된 김은 바다오염으로 인해 안 좋은 물질들이 붙어 있는 경우도많다. 가급적 염산 처리를 하지 않은 지주식 김을 먹는 것이 좋으나 부유식보다 생산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주식을 이용해 생산하는 경우가 드물다.
미역 중에서 재래미역은 암갈색을 띠는데, 부산 기장과 경북 포항, 울산 등지에서 많이 생산된다. 길이가 1~1.5m 정도 되며 줄기가 딱딱하고 두꺼워서 오랫동안 푹 끓여 국물을 내기에 알맞다. 요즘 소비자들은 가늘고 부드러운 실미역을 주로 찾는데, 실미역의 원산지는 전남 완도이다. 실미역은 냉국용으로 좋으며, 미역국을 끓일 때는 재래 미역처럼 푹 끓이는 것보다 살짝 끓여내는 것이 좋다.
파래는 한국산 대표 해조류 5종인 미역과 다시마, 톳, 파래, 김 중에서 항산화 효과가 가장 뛰어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철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한 숟가락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을 다 채울 정도이며,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C도 풍부해 빈혈 예방에 아주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메틸메티오닌 성분이 풍부하여 니코틴의 독성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식품이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선호된다.
그러나 파래에는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함께 먹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타닌은 우리 몸에서 철분을 흡수하는 것을 방해한다. 파래에 타닌이 포함되어 있으니 파래를 먹은직후에는 홍차나 커피처럼 타닌이 들어 있는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고추나 레몬처럼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으면 철분의 체내흡수율을 한껏 높일 수 있다.
다시마는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감칠맛을 내는 천연조미료로 주로 사용된다. 국물을 낼 때는 멸치와 표고버섯을 함께 넣으면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다시마에 들어 있는 알긴산은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를 해소하고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라미나린은 혈압을 내리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며 칼륨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요오드는 갑상선의 호르몬 생성을 도와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평소에는 주로 염장 다시마를 먹게 되는데 생다시마는 표면에 이물질이 없고 검은 색에 가까운 갈색을 띠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 또한 다시마의 검은빛에 윤기가 흐르고 전체적으로 통통하며 하얀 분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좋다. 눅눅한 것은 오래 보관된 것이므로 구입하지 않는다. 다시마는 채취 시기가 늦으면 억세고 질기며 씁쓸한 맛을 내지만, 5~6월 사이에 채취한 다시마는 부드럽고 맛이 좋다.
매생이는 요즘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해초류이다. 환경오염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푹풍 등으로 인해 바닷물이 조금만 탁해져도 눈에 띄게 생육이 저하되고 염산이 조금만 닿아도 죽는 대표적인 무공해 식품이다. 정약전이 지은 [자신어보]에는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른데 그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는 말로 매생이를 소개하고 있다.
다른 해초류처럼 철분과 칼슘, 요오드와 같은 무기염류가 풍부하고 비타민A와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수분과 단백질, 탄수화물도 함유하고 영양성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있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골다공증이 우려되는 주부, 혈관질환이 우려되는 성인 남성, 심신이 허약한 노인 모두에게 매생이를 권장한다. 식물성 고단백 식품인 매생이는 우주식량으로 지정될 만큼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매생이는 참깨, 참기름과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 서로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도바다에서 매생이가 많이 생산된다.
'문화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자바위 영성 (2) | 2023.07.07 |
---|---|
내 안에 무엇이 살아있는가 (4) | 2023.06.27 |
비엔날레 (4) | 2023.06.17 |
낯선 이방인의 한국 수목 사랑의 기억…… 태안, 천리포수목원 (2) | 2023.06.09 |
영화가 아직 내 안에 흘러다니는 동안 (3) | 2023.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