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통신22 - George Lucas
February 28, 2000
이춘아
연초에 <조조할인>이란 글을 쓰면서 THX 라는 영화관 음향시설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DOLBY 시스템까지는 들었는데 THX 음향시설에 대해서는 이 곳 영화관에서 처음 본 것이라 새로운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물론 한국서도 영화에 친숙한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겠지만 영화보기를 비교적 좋아하는 일반적인 사람에 속하는 저로서는 THX가 아주 신식 음향시설인줄 알았지요.
그러다가 지난 주 THX의 정체를 알게 됐습니다. THX가 바로 조지 루카스가 개발한 음향시설이란 것과 THX라는 단어가 루카스가 처음 찍은 영화제목에서 따왔다는 것도. 도서관에서 우연히 <George Lucas>라는 제목의 책을 읽게 됐습니다. 조지 루카스 하면 작년에 출시된 스타워즈 연작 시리즈로 유명한 감독이지요. 하지만 저는 어쩌다보니 정말이지 어쩌다보니 1977년도에 나왔다는 그 유명한 스타워즈는 보지 못했고 작년에 나온 스타워즈 에피소드만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스필버그 감독을 이야기할 때 조지 루카스라는 인물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그 한마디 때문에.
그런데 어떤 것을 만나게 되는 과정은 우연히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필연적으로 연관되어 이어지는 것임을 간간이 느끼게 되는 것이 사람 사는 묘미이기도 하지요. 조지 루카스 역시 그렇게 나에게로 이어지더군요.
1998년 한국문화복지협의회에서 책읽기 모임을 하면서 선정된 책 가운데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 책이 선정될 때만 하더라도 영화감독에 대한 두꺼운 책을 읽어야되나 하는 것이 첫 느낌이었습니다. 그것도 돈주고 사서 읽어야 하나였지요. 하지만 스필버그 감독의 이름을 둘러싼 그 두터운 무게에 눌려 책을 읽었었지요.
“아무개 배우가 나오는 그 영화”에서 “ 아무개 감독의 그 영화”로 대화가 이어지게 된 것이 몇 년 안된 것 같은데 이제 스티븐 스필버그를, 조지 루카스를 책으로 읽게 된 세태의 변화를 느낍니다.
굉장히 두꺼운 책이든지 아주 얇은 책이든지 읽고 나면 단 하나의 스토리, 또는 인상으로 내 머리에 자동 저장되곤 하지요. 머리 속 용량 때문에 그런가봐요. 두꺼운 분량의 스필버그를 읽고 난 후 에도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스필버그가 열 세살 무렵에 영화를 찍는데 촬영을 위해 동네의 공항을 폐쇄하여 촬영할 수 있도록 스필버그의 엄마가 노력했다는 그런 대목입니다. 스필버그를 둘러싼 영화산업의 중요성을 파악하는 것이 책읽기의 목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스필버그가 있기까지에는 그런 엄마가 있었다는데 ... 뭐 그런 것이지요.
제가 최근에 읽은 <George Lucas>는 중학교 사회과목 교사와 아동작가인 부부 작가( Dana Meachen Rau & Christopher Rau)가 루카스의 일대기를 그린 책으로 어린이용 도서입니다. 백여페이지 가량의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린이들이 읽기 좋게 쓰여졌습니다.
루카스가 어려서 만화책과 텔레비전 만화영화에 빠져 있다가 간신히 고등학교를 마치고 2년제 전문대학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인류학을 비롯하여 다방면의 책을 읽게 되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임을 알게 되고 영화분야로 가게 되는 그 과정이 흥미로와 저희 집 초등학교 5학년에게도 읽어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도 대학가서부터 책을 읽어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리더군요.
책을 통해 제가 정리할 있는 것은 조지 루카스가 공상과학 영화를 만들면서 컴퓨터 발전과 접합하여 영화적 테크닉을 크게 높여 놓았다는 점, 영화인력의 재테크를 위해 교육적인 시설을 갖추고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그리고 어려서 읽었던 만화책을 통해 키운 상상력과 인류의 보편적인 신화를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의 미국 영화산업이 있기까지 루카스라는 인물을 조명하는 일은 아동교육의 모델로도 아주 훌륭할 것이라는데 이 책을 쓴 작가의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가가 중학교 사회과목 교사였다는 점이 더욱 감명 깊었습니다.
이미 번역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999년도 판인 이 책이 한국에도 번역되어 스타워즈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읽힐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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