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29 월
블로그에 단행본 소개를 했었다. 이번 익산답사를 다녀오면서 문득 집에 있는 도록이 생각나 '전시도록'을 소개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 2월 코로나로 모임을 하지 못하게 되자 시작된 책 소개. 처음에는 우리 고사리 회원들을 위해 매일 책을 조금씩 필사하여 혼자서 각자 낭독할 수 있도록 하여, [그레구아르와 책방할아버지], [체리토마토파이] 등을 연재했었다. 그러다 아무래도 저작권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매일 연재를 접어두고, 주말 토요일 일요일 아침 책 소개하는 코너로 바뀌었다.
그동안 소개한 책들도 꽤 쌓였다.
그러다 ‘전시도록’에 까지 생각이 미치자, 우리집의 책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사이 박물관 다녀오면서 구입한 전시도록이 제법 있기도 하다. 도서관을 오가며 일어나는 흥분감이 우리집 서고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식구들이 사서 잠깐 읽어보고 또는 끝까지 읽어보기도 하며 꽂아둔 책들이 빛을 발하며, “나 여기 있소” 라며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집에 꽂혀있는 책들을 소개하는 것이 나의 일과가 된다. 그 책을 다 읽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와, 식구들과 함께 숨쉬고 있는 공간에서 무생물이라고 생각한 책, 지식용으로서가 아닌 함께 숨쉬는 식구들처럼 책들도 우리와 더불어 사는 생명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팔만대장경 목판본은 매해 숨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신도들이 한 매씩 머리에 이고 탑돌이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책을 살 때는 신중해서 골랐던 책들이 책꽂이에 꽂히는 순간 박제화되어 버린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책들을 열어 펼쳐보고 책 종이 나무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나가려 한다.
어제로 결혼 34주년. 우리 집에 있는 책들은 34년을, 어쩌면 그 이상의 시간을 함께 사는 공간에 존재해 왔었다. 결혼 34년 기념은 ‘책’이다.
도서관에 다녀온지 벌써 2주일이 지났나보다. 반납요청 문자가 왔다. 정수일의 [우리 안의 실크로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났다.
작년 2020년 2월 22일부터 블로그에 시작하여 3월28일까지 소개한 책은 모두 54권. 일년 48주, 매주 1권 이상 소개되었다.
한정주, [한국사 천자문 2]
소노 아야코,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마틴 슐레스케, [가문비 나무의 노래]
아녜스 바르다, [아녜스 바르다의 말 - 삶이 작품이 된 예술가, 집요한 낙관주의자의 인터뷰]
박민영, [이상설 평전]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독립투사 이상룡선생 손부 허은여사 회고록]
장지성, [한국의 화훼영모화]
이지영, [BTS 예술혁명 -방탄소년단과 들뢰즈를 만나다]
김미루, [문도선행록]
줄리아 카메론, [아티스트 웨이]
조엘 셀러틴, [돼지다운 돼지]
한영우, [율곡 이이 평전]
폴 브랜드& 필립 얀시, [몸이라는 선물]
시모어 번스타인&앤드류 하비,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김언호, [세계서점기행]
이은하, [페미니스트 비긴스]
박은영, [풍경으로 본 동아시아의 정원의 미1]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로컬의 미래]
장수한, [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
박진영, [무엇을 위해 살죠?]
안셀름 그륀, [길 위에서]
조금주, [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도서관]
황우창,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
마크 제롬 월터스, [에코데믹, 끝나지 않는 전염병]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 소설사]
이태준, [문장강화]
[뿌리깊은 나무](1976년3월 창간호)
헬렌 니어링 & 스코트 니어링, [조화로운 삶의 지속]
박웅현 외, [안녕 돈키호테]
박보나, [태도가 작품이 될 때]
임현정, [침묵의 소리]
손열음,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법정, [일기일회]
박지원,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찰스 램, [찰스 램 수필선]
매리 앤 새퍼, 애니 배로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안재성, [박헌영 평전]
이홍기, [신채호&함석헌/ 역사의 길, 민족의 길]
김구, [백범일지]
베로니크 드 뷔르, [체리토마토파이]
조선희 [세여자]
정정화, [장강일기]
박지원, [열하일기]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목성균, [누비처네]
로빈 월 키머러, [향모를 땋으며]
김용택,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
문태준,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
현순, [현순 목사 자소]
김용옥, [중용 인간의 맛]
법정, [일기일회]
마르크 로제,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2021.2.22 연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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