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272

수운교의 가을색

가을꽃은 단연 코스모스였다. 코스모스 외에도 가을 꽃들이 많아지면서 코스모스는 잊혀졌다. 수운교의 풍광을 관리하는 자상한 조경사가 올해의 가을색을 코스모스로 살려냈다. 수운교에서 코스모스를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없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서 가을이 오기 전 단체로 신작로 길따라 코스모스 씨를 뿌리게 했다. 먼지나는 신작로 따라 오래된 플라타너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고목의 홈 속으로 코스모스 씨를 슬쩍슬쩍 심었다. 고목에 핀 코스모스가 멋질 것 같았다. 그 뒤로 확인은 해보지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그때 고목의 홈에 흙과 함께 심었던 씨들이 꽃을 피우게 됐을까 궁금해하곤 한다. 당시 시골학교의 단체노역은 신작로 길따라 코스모스 씨를 뿌리게 한 것외에 학교 마당에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을 줍게 한 것. 긴..

마음숲밭 2020.10.06

음력 팔월 보름 지나

추석 전후로 벼베기가 시작되면서 빈 논이 많아지고 있다. 길가는 코스모스 한창 배추와 무는 하루 다르게 커가고 있다. 고구마, 땅콩 캐어 밭에서 말리고 있는가하면 여전히 따먹을수 있는 고추가 자라고 있는 곳도 있다. 인삼밭으로 시커맸던 곳이 도리지밭으로 변신한 곳도 있다. 도라지꽃 한창일 때 못 와본 것이 아쉽다. 도라지밭도 몇년후면 다시 인삼밭이 될테이다. 그전에 실컷 보아야겠다. 5월부터 피었던 해당화도 이제 간신히 마지막 꽃을 피우며 은은한 향기를 깔아준다

마음숲밭 2020.10.03

주티아고 길

함께 걸었던 만추팀은 이 길을 '주티아고' 라고 부르기로 했다. 원명은 전북 진안의 주천생태공원 산책길이다. 매번 갈 때 마다 다른 모습으로 맞아준다. 가을이면 사진작가들이 많이 온다는 이곳의 가을을 빨리 보고 싶었는데, 아직 가을은 좀더 기다려야겠다. 하늘과 산이 좋은 곳. 용담호의 한 부분을 걸었다. 좀 부족한 걸음은 운일암반일암 물길 산책길로 보태었다.

마음숲밭 2020.10.02

옛 무덤

대전현충원 둘레길에 숨어 있는듯한 옛 무덤이 있다. 조선시대 사우당 이시담의 묘소. 묘소의 규모도 품위가 있지만 특징 중 하나가 무덤 위쪽에 토지신 비석도 있다. 입구에 있는 큰 비석에는 이시담의 공적을 기려 송준길선생이 짓고, 송근수가 쓰고, 송병수가 새겼다. 보통은 글을 새긴 사람 이름까지 들어가지 않았던것 같은데 여기 비문에는 있다. 사우당 이시담 (1584~1665) 인조반정에 아버지, 형과 함께 참여하여 공을 세우고 원종공신 1등에 녹훈되었다. 1629년 무고하게 옥사에 연관되는 등 조정의 분란에 휩쓸려들기도 했다. 부임하는 곳마다 선정하여 명관이라는 평을 들었으며, 순창 능주 등지에 선정비가 세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과 글씨에 뛰어난 재간을 발휘하였으며, 오언시를 특히 잘 지었다. 병조판서..

마음숲밭 2020.09.29

냥이 가족들

냥이들이 비슷한 시기에 새끼들을 낳았다. 적어도 2달은 지나야 사람 눈에 띄게 한다. 멀리서 보여주다 본격적으로 사람보는데서 젖도 먹이고 한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에미 구분 없이 공동 수유도 한다. 새끼들은 같이 놀면서 가족형태를 이룬다. 에비 역을 하는 숫놈, 삼촌역을 하는 숫놈이 있고 에미들과 새끼들. 어느 시점이 오면 분가해 나갈 것이다.

마음숲밭 2020.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