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 (1976년 3월, 창간호) ‘창간사: 도랑을 파기도 하고 보를 막기도 하고’ 좀 엉뚱해 보이는 이름을 지었읍니다. 뜻이 넓을수록 훌륭한 이름으로들 치는 터에, 굳이 대수롭잖은 “나무”를, 더구나 뜻을 더 좁힌 “뿌리깊은 나무”를 이 잡지의 이름으로 삼았읍니다. 우선 이름부터 작게 내세우려는 뜻에서 그랬읍니다. 이 이름은 우리 겨레가 우리 말과 우리 글로 맨처음으로 적은 문학작품인 의 “불휘기픈남간...”에서 따왔읍니다. 이 땅에서는 “어제”까지도 가을걷이와 보릿고개가 해마다 되풀이되었읍니다. 열두달 다음은 “오늘”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고 이들의 팔자는 아비의 팔자를 닮았었읍니다. 아마도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의 걸음이 이 땅 사람들이 “어제 까지 일하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또 그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