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271

위압에 눌렸다

상한것들도 있고 때깔도 좋지 않았지만 맛있을 것같아 물어보니 만원이라 한다. 좀 비싸다 싶은데 이 사과는 봉지 씌우지않고 키웠음을 하도 당당하게 말해 그 위압에 눌려 샀다. 오자마자 상한것부터 도려내고 먹었다. 맛있긴 하다. 아들로부터 '우리 엄마의 집밥'이라 불리는 금산시장 내 식당 상차림이다. 밥 씨래기국 청국장 꽁치조림 김치 물김치는 기본으로 깔리고 나머지는 수시로 바뀐다. 오늘 반찬은 파김치 계란말이 김무침 도토리묵무침 멸치고추장조림 도라지무침 호박볶음이다. 고봉으로 담은 밥 한그릇을 결국 다 먹고 말았다. 1인분에 5천원때부터 8천원에 이르기까지 단골이 되었다. 아들은 이 식당에 혼자는 못오겠다고 한다. 혼자와도 상차림은 같으니 미안해서. 어느날 한가한 시간에 주방서 나와 앉아있길래 물었다. 새..

마음숲밭 2023.09.23

비 오기 전에 천변 걷자

2023.8.29 오늘부터 다시 며칠 간 긴 비 예상 천변으로 내려가니 한 남자가 자전거에 아이를 태우고 있다. 50년 이전으로 소환되는 기억 하나. 초등4학년에 자전거를 배웠다. 당시만해도 아이들은 어른 자전거를 탔다. 심지어는 짐 자전거로도. 나 또래 아이들은 자전거 안장 아래 삼각형에 다리를 넣어 옆으로 탔다. 나도 페달에 발이 끝까지 닿지 않았으므로 페달이 올라오면 발로 차는 방식으로 자전거를 탔다. 자신감이 붙은 어느 날 네 살 아래 남동생을 뒤에 태우고 탔다. 동생을 태우고 자전거를 밀면서 올라 탈 정도의 힘은 없었기에 내가 먼저 출발하면 동생이 달려와 뒷자리에 올라 탔다. 시골길이지만 차가 가끔 지나가는 길이었다. 멀리서 차가 오는 것 같으면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 동생은 뛰어와 뒤에 타곤 ..

마음숲밭 2023.08.29

씨 받이

2023.8.25 몇 해 전 아스파라가스를 심었다. 먹을 수 있는 크기가 되었을 때 자르기 아까워 두었더니 크게 자랐다. 매년 그 자리에서 올라왔다. 올해도 그렇게 몇 송이 자라더니 하나에서 열매를 맺었다. 씨를 받아두겠다고 마음 먹는다. 이러다 어느날 터져버리는건 아닐까. 조마조마. 2023.8.25 후추 꽃이다. 아래 집에서 후추 모종 얻어와 화분에 심었는데 잘 자라 넝쿨을 이루고 있다. 후추는 씨를 받아 말려서 먹는다. 들깨처럼. 나도 씨를 잘받아 내년에 모종내어 더 많이 심어보아야겠다.

마음숲밭 2023.08.25

잠이 없어서요

2023.7.11 화, 흐림 천둥 곧 비 내릴듯. 6시20분 동네놀이터에서 맨발로 걸었다. 1천걸음 정도. 7시10분. 반석천 상류에 있는 라 프레즈를 향해 슬리퍼신고 걸었다. 8시 되어야 문 여는 라 프레즈 옆쪽으로 불켜진 커피집이 있어 발길을 돌렸다. 음악소리가 크긴하지만 에어컨 없이 야외와 공간을 틔운게 마음에 든다. 일찍 문을 여네요 라는 물음에 잠이 없어서요 라며 커피를 건넨다. 비 쏟아진다. 반석천이 내려보이는 위치에서 빗소리 듣는다. 비오는 길을 나섰다. 버스타고 되돌아갈까하다 천변을 다시 걷는다. 비오는 날 슬리퍼 끌며 첨벙거리고 싶어하지 않았던가. 잠깐의 폭우로 천변 상습침체구간이 생긴다. 천하무적의 슬리퍼로 첨벙거리며 걸었다. 이렇게 물이 금방 불어나는구나, 를 실감했다. 천변 지나 집..

마음숲밭 2023.07.11

세대 교체

2023.7.7 금, 비 예보 비 떨어지기 전에 남이휴양림을 걸었다. 날벌레 극성에 빗방울도 떨어져 집으로 왔다. 비가 제법 많이 온다. 월파재에 비가 새서 지붕에 올라가 홈통에 쌓인 낙엽 긁어내고 코순이도 묻어주었다. 새끼들은 엄마가 보이지않으니 앵앵거린다. 예쁜이는 조금 먹고는 사라져버렸다. 코순이의 일생은 매년 새끼를 낳아 기르는 시간이었다. 예쁜이와 코순이가 우리집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 그들의 새끼들이 어떻게 생존해있는지 알 수 없다. 그 둘이 우리집을 지켜왔다. 불량모친이었던 예쁜이가 지새끼도 제대로 돌봐주지 않았는데 코순이 새끼들을 잘 돌봐줄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새끼들도 독립해서 살수있는 나이는 된것 같다. 얼마전까지 엄마젖을 먹고 있었는데 사라졌으니 충격이 있을 것같다.

마음숲밭 2023.07.07

먹거리

겨우내 잠잠하고 있다가 봄이되어 싹을 올리고 6월되어 마늘과 양파가 드디어 먹거리가 되어 우리에게 왔다. 봄에 심은 감자도 나오고 풋고추도 주렁주렁. 옥수수도 나왔다고 연락온다. 아! 블루베리도 . 찬찬히 챙겨 먹어야겠다. 감자는 싹이 나도록 잊고있거나 양파는 밑에서부터 상하고, 마늘은 말라서 못 먹게 되지 않도록 잘 살펴가며 먹어야한다. 블루베리도 아껴먹다가 냉동실 뒷칸에 머물지 않도록. 마늘을 두개씩 묶어 옷걸이에 걸고나니 알뜰살림꾼 같아 흐뭇해진다.

마음숲밭 2023.07.07

쑥가래떡

2023.5.6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크기로 쑥이 자라고 있다. '쑥대머리’를 보기 전에 잘라서 떡을 해야겠다. 쑥 절편을 하다가 올해는 쑥 가래떡으로 했다. 5월3일 느지막하게 쑥을 자르기 시작해서 떡집 아줌마가 말한대로 푹신하게 삶았다. 쌀은 4키로 불리고. 아침에 쑥을 짜보니 양이 적을 것 같아 좀 더 쑥을 잘랐다. 얼른 하려는 마음으로 그물모자를 쓰지 않고 하다가 결국 벌레에 이마를 물렸다. 금방 이마가 뻣뻣해지는 걸 느꼈다. 식초로 소독하고 쑥을 찌어 밴드를 붙였다. 아침에 자른 쑥을 삶아서 전날 쑥과 합해서 떡집으로 가서 쑥 가래떡으로 해달라고 했다. 먼저 오신 분은 쌀 한말 가량 쑥을 넣어 빻았는데 색이 곱다. 냉동실에 넣었다가 조금씩 덜어 쪄서 먹는다고 한다. 전에 나도 그렇게 해보았..

마음숲밭 2023.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