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밭 271

찹쌀동동주(부의주)

쌀누룩을 만들어 쌀요거트를 해보면서 분명 쌀누룩을 활용하여 동동주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찹쌀4컵을 8시간 불려 고두밥을 만들어 쌀누룩2컵 분량에 물9컵을 넣어 주물렀다. 부연색이 완전 막걸리색이다. 오늘이 2021년 12월 28일. 집 식탁아래 놓고 지켜볼 참이다. 가끔씩 저어주면서 냄새도 맡고 맛도 보면서 가장 맛있을 때 걸러줄것이다.

마음숲밭 2021.12.28

도전이라니...

2021.12.27 월 도전이라니.. 크리스마스 지나고나니 연말연시 맞이 분위기로 가고 있다. “어제 자기 전에 쌀요거트 만들 때 찹쌀 대신 쌀로 해보았는데, 단맛도 좋고, 말 안하면 구분이 안가겠어요.” 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번 주 해넘이 맞이로 요거트 도전” 이라고 답문이 왔다. ‘도전이라니?!’ 음식 만드는 걸 쉽게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당황스러웠다. 이제 내가 당황스럽다. 그걸 도전이라니… 쌀누룩 있으니 자기 전에 밥해서 레시피대로 물 붓고 저어주고 천으로 덮어놓고 자면 되는데. 얼마나 쉬운건데, 라고 생각한다. 다음 날 아침이면 맛있는 쌀요거트가 짜잔할건데. 몇달 전 '느린세상'에서 쌀누룩을 구입하여 머뭇거리며 한동안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가, 나도 ‘도전했다.’ 그 맛을 알게 된 이후, ..

마음숲밭 2021.12.28

오늘은 어디가 안좋으세요?

2021.12.15 수요일 오늘은 어디가 안좋으세요? 10월 중순 경, 허리가 시큰 하더니 예사롭지 않았다. 정형외과로 가던 중 오래 전 발지압을 받았던 곳이 생각나 예약도 하지 않고 찾아갔다. 예약되지는 않았으나 오래 전 다녔던 정으로 원장님이 지압받게 해주었다. 허리가 시큰 하기 전 의자 위에서 엉덩방아 찧었던 후유증이 걱정되어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으나 약간의 타박상이고, 다행히 뼈에 금이 간 부분은 없었다. 안심하고 지압을 계속 받았다. 지압료가 비싼 편이었으나 몸이 아플 때는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하는 입장이 된다. 열번을 받고 더 이상 다니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으나 나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다니기로 했다. 지압사와 첫 대화가 “오늘은 어디가 안 좋으세요?”로 시작한다..

마음숲밭 2021.12.15

배워서 써 먹는다

배워서 써 먹는다 2021.12.14 ‘배워서 써 먹는다’ 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는데, 막상 써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등이다. 최근 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다. 올해 배워서 잘 써 먹는 것은 유튜브 강좌였다. 어디 다녀오면 사진들을 여러장 올리곤 하는데, 동영상으로 편집하면 여러 개의 사진이 2~3분 내로 정리가 된다. 사진들을 많이 찍지만 사장되는 것들이 많다. 그동안 다녀온 여행 사진들을 이렇게 정리하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고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진짜 써 먹을 수 있는 교육은 음식강좌였다. 올해 발효와 관련된 술 강좌와 누룩 강좌 두 개를 들었다. 배워서 ‘써’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교육의 효과에 대해 많은 자료를 보기도 하고 듣기도 했다. 교육심리학과 관련한 여러가지 강..

마음숲밭 2021.12.14

내가 아는, 나를 아는 사물에 관하여

2021.10.11 월 내가 아는, 나를 아는 사물에 관하여 이사를 다니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사물’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오랫동안 내 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던 ‘사물’ 중 하나는 정경화의 바이올린연주 레코드판이다. 고등학교 2학년때인지 1학년때인지 혼자서 처음 서울에 갔다. 중학교 친구가 서울로 이사갔다. 여름방학 때 친구가 서울에 올라오라고 하여 갔다. 지하철도 처음 탔다. 친구네 집은 종로3가 한복판에 있었다. 종로길을 지나가다 레코드점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나는 서울온 기념으로 라이센스판의 정경화 연주곡을 선택했다. 당시 내가 갖고 있는 클래식음반은 해적판으로 찍어 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 뿐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으로는 거금에 해당하는 라이센스판이었다. 흘러간 세월로 치면 그 음반이 내게 온..

마음숲밭 2021.10.11

고통을 줄여주소서

2021. 10.5 화 2021년 9월의 마지막 날. 이제 이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 어제 신인순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오전 9시경 먼 길 떠나셨다고 한다. 다음날 발인하고 전남 고흥 바닷가에 뿌려진다고 한다.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전해듣고 안도했다. 몇 달 동안 육신의 고통을 다 느끼고 가셨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평소의 소신이었지만 이렇게 아픔의 고통 속에서 죽어 가는 것은 억울하다고 하셨다. 몇 달 전 남의 일 말하듯 간암 말기라고 하실 때도 듣는 우리들은 놀라면서도 하도 담담하게 말씀하셔서 실감나지 않았다. 그동안 몇 번 찾아가 볼 때마다 몸이 급속하게 쇠해지는 것이 보였다. 이진경 권사도 급작스러운 위암 말기 진단 후 급속하게 쇠해졌다.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마음숲밭 2021.10.05

내 비위를 내가 맞추며 산다

2021.9.28 화 내 비위를 내가 맞추며 산다 고사리 회원들과 우리나라 패션디자이너 1세대라 할수 있는 노라노에 관한 글을 읽었다. 노라노가 언급한 '내 비위를 내가 맞추며 살았다'라는 글이 인상깊었고, 그 제목으로 글을 써보자 하였다. 지금까지 살아있음에 감사한 부분은 '내 비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내 비위가 어떻게 틀어있는지, 꼬여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걸 풀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게 이상할 정도이다. 비위가 틀린 상태에 대한 '알아차림'이 있고 방향을 바꾸거나 수정하려는 노력이 분명 있기는 했을것이나, 거의 내 감정대로 했을것 같다. 비위가 틀어졌을 때 그대로 눌러버리거나 꼬인 상태로 잠재되어 있다가 상황이 재현되면 더 꼬여버렸다. 화로 분노로 표출되..

마음숲밭 2021.09.28

새로운 마음으로 산다

2021.9.14 화 20년 살았던 아파트를 수리했다. ‘리모델링’라는 표현을 하지만 실제 리모델링한 건 없다. 낡은 것을 바꾸고 개보수했을 뿐이다. 애초 아파트 모델을 바꾼 건 없다. 리모델링해주는 분은 좀 더 손대길 원했으나 그들의 기준에 못미치게 생략된 부분이 많았다. 20일간의 수리를 끝내고 입주는 했지만 페인트 냄새 등 아직은 낯선 풍경들로 인해 며칠 더 밖에서 잠자고 오늘은 들어왔다. 새로 산 식탁에서 밥을 해서 먹었다. 티비 앞에 둥근 상을 놓고 앉아 있으면 먹을 때는 편하고 좋지만 자주 일어나고 해서 내가 불편했다. 이번 기회에 부엌 조리대 가깝게 놓을 수 있는 식탁도 샀다. 동선이 줄어들고 일어섰다 앉았다하지 않으니 편리하다. 방마다 침대를 치우고 나니 바닥도 보이고 티비를 안방으로 옮기..

마음숲밭 2021.09.14

사람은 말을 하며 산다

2021.9.7 화요일 사람은 말을 하며 산다 # 1. 새로 선출된 이장이 인사차 우리 마을에 왔다. 마을청소 때만 마을사람들이 모이기에 이 날이 좋았다. 십여 년 넘게 이장은 추대 형식으로 해왔었다. 그것이 마을의 화합을 이루는 것이라고 여겨왔었다. 그러다 현재 이장이 3년 임기 두번을 하면서 독재를 하였다. 마을사람들은 반기를 들었고 현재 이장 포함 3명이 입후보하면서 선거를 하게 되었다. 선거날 3일 전 마을 유지들이 모여 후보단일화를 요청하였으나 무산되었고 토요일에 선거를 하였다. 새로 선출된 이장은 앞으로는 매사에 공정을 기하겠다고 말하였다. 우리 마을은 선출된 이장을 밀었던 분위기라 협조는 잘 될 것 같았다. 지난 주, 후보단일화를 위한 모임에 나도 참석하였다.마을주차장 공터에 빙 둘러 앉아 ..

마음숲밭 2021.09.07

몸을 더 많이 움직이자

2021.8.27 금 “장롱 위 먼지 두께를 보니 20년 쌓였네요.” 이삿짐을 나르던 분이 말했다. 이삿짐을 나르다보니 장롱 위 먼지를 보면 몇년만에 이사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책장 위도 손이 닿지 않으니 잘 닦여지지 않지만, 장롱 위는 그야말로 오롯이 손타지 않고 먼지만이 차곡차곡 세월의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짐들을 빼고 보니 쌓여있는 먼지가 많았다. 계절로 인한 비염 탓만 할게 아니었다. 이렇게 먼지 구뎅이 속에서 있었으니.. 식용유 먹다 조금 남은 것이나 뜯지도 않고 유효기간이 지나가버린 식용유통 모아놓은 것도 한 상자였다. 언젠가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들어보리라는 의지 덩어리였다. 세들어살 때 주인 아주머니가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를 주셨다. 그 비누를 사용할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그 기억이..

마음숲밭 2021.08.27